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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년 전 뼈대 있고 학식 있는 가문의 탄생


드라마 ‘킹덤’은 해원 조씨 가문을 배경으로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가문 출신인지, 본관이 어디인지,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를 내세운다. 족보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고 ‘뼈대 있는 가문’임을 남들에게 자랑한다. 족보가 없는 사람은 거의 없고 족보상 양반이 아닌 사람도 거의 없다. 족보 중 대다수는 ‘만들어졌다.’ 그러나 뼈대 있고 학식 있는 ‘종족’의 뿌리는 5억 년 전 척삭동물임을 아는 사람은 있을까? 하긴 족보에 자신의 조상이 척삭동물이라고 ‘학식 있게’ 기록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인간처럼 등뼈가 있는 척추동물은 척삭동물이라는 더 큰 그룹의 일부이다. 척삭동물은 신경관을 따라 등을 지탱해 주는 부분인 척삭이 있는 동물로 척추가 그 기능을 대체하는 척추동물과 척삭이 유지되는 창고기 같은 두삭동물, 멍게 같은 피낭동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은 척삭동물 조상에서 척추동물의 조상이 분리된 것이 5억 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 시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 발굴된 수많은 화석 가운데 현생 척추동물의 조상이 누구인지는 확실치 않다. 


1995년 중국의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발굴된 청장 생물군 화석 중 하나가 현생 척추동물의 조상 군에 속한다는 증거가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 화석이 척추동물의 직접 조상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생물이 현생 척추동물로 진화했는지는 아직 모른다. 뼈대 있는 집안인 척추동물의 기원은 정말 오래된 셈이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m2708


초기 척추동물의 뼈의 형성에 대한 단서도 발견되었다. 화석을 분석해 척추동물의 초기 뼈의 형태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서이다. 오늘날의 척추동물과는 조금은 달랐지만, 이미 단단한 외피와 더불어 내부에 미네랄이 침착된 뼈를 진화시켜 나갔음을 보여주었다. 뼈가 생긴 것은 동물 진화에서 결정적인 사건이며 그 결과 동물은 육지로 진출할 수 있었다. 2016년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은 척추동물 뇌의 기본 구조는 5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든 척추동물은 척추, 뼈 및 신경계를 갖추고 이들의 각각의 구성요소들은 목적지인 머리를 중심을 이루고 연결된다. 척추 뼈의 끝부분의 복잡한 신경계는 최초의 뇌이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척추의 윗부분에서 뇌가 진화하면서 언제쯤엔가 자극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자극을 느끼고 어떤 의미에선 그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뇌는 척추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동물의 뇌가 진화한 것은 동작을 잘 하기 위해서이다. 몸을 움직여서 먹이와 쉴 곳을 찾고 적으로부터 도망치는 능력은 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 중의 하나이다. 결국은 이곳에서 의식이 탄생했고 학식 있는 ‘사대부’가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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