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많이 먹어 비만한 것이 아니라 비만이라 과식한다!

거의 100년 동안 비만을 예방하고 비만을 치료하는데 에너지 균형론에 기초하였다. 즉 소모된 에너지보다 덜 먹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간단하고 쉬우면서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인간 몸을 기계처럼 보는 시각이다. 인간은 세밀하고 정밀하고 복잡한 몸의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 균형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현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미국인들의 칼로리 섭취량은 2000년 이래 약간씩 줄어왔다. 그럼에도 비만인 사람은 30% 정도 늘어 미국인 전체의 40%가 넘는 사람이 비만이다. 게다가 미국 사람들은 신체활동을 늘려왔다.


그래서 에너지 균형론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하버드대학 의대 데이비드 러드윅(David Rudwig) 교수는 많이 먹어서 비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비만하기 때문에 많이 먹게 된다고 주장했다. 활동량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에너지균형론은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과식이 비만의 원인이 아니고 오히려 비만이 과식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비만하면 많이 먹는다!

https://www.washingtonpost.com/opinions/2022/07/28/obesity-carbohydrates-insulin-calories-fat/



대체로 비만인 사람은 밥을 먹었는데도 금방 배고프거나 배고픔이 강렬하여 많이 먹는다. 그러나 마른 사람은 많이 먹지 못하며 먹고 나면 배가 불러 더 먹지 않는다. 언 듯 보면 많이 먹어서 살이 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만이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 원인에는 잘못된 식습관이나 영양 불균형 또는 스트레스가 있다. 그 외에도 부족한 단백질 섭취, 수면 부족, 정제된 탄수화물 과다 섭취, 빠르게 먹는 습관 등이 있다.


정제된 탄수화물 과다섭취와 관련하여 탄수화물-인슐린 이론이 나왔다. 저지방 식단을 하면서도 흰빵, 흰쌀, 시리얼, 당분이 많은 음식 같이 빠르게 소화되는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이론이다. 탄수화물 섭취가 인슐린 분비량을 지나치게 높여 호르몬 변화와 함께 지방을 과도하게 축적시킨다. 반면 혈액으로 가는 칼로리는 적어서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그 때문에 뇌가 배고픔을 더 빨리 느낀다. 여기서 핵심은 정제된 탄수화물이다. 빵, 설탕 같은 가공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배고픔을 자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저지방 고 탄수화물보다는 고지방 음식을 어느 정도 먹어 식사로 식후 혈당과 인슐린 분비가 치솟는 것을 줄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지방 세포가 억눌린 칼로리를 보충해 배가 덜 고프게 된다.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고도 체중 감량이 일어나 장기적으로 감량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인슐린 이론이 에너지 균형 이론보다 더 맞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를 지지하는 연구도 있고 이를 반대하는 연구도 계속 나온다. 이 문제를 해결할 연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한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배고픔을 자주 너 많이 느낄 수 있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덜 배고프다. 고기뿐만 아니라 달걀, 콩과 견과류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다고 말하지만 위가 부르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많이 먹으면 위에 음식물이 가득 차서 윗배가 볼록해지지만 식욕은 줄어들지 않는다. 포만감을 느끼는 것은 위가 아니라 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을 천천히 먹으라는 말한다. 또한 장이 배부름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장에 있는 신경세포인 뉴런이 뇌에 배부르다고 신호를 보낸다. 신경세포는 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에도 있다. 뇌의 뉴런이 식욕을 조절하듯이 장의 뉴런도 식욕을 조절한다. 음식을 먹어 장으로 내려가면 장이 늘어나고 그것을 신경세포가 알아채서 뇌로 신호를 보낸다.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이 식욕을 조절한다. 식욕을 자극하는 뉴런을 억제하면 식욕이 떨어진다. 사람마다 식욕을 억제하는 뉴런이 달라 식욕도 다르다.  뇌(‘시상하부’)에는 대량으로 필요한 영양소(macro-nutrient)를 알아내는 뉴런이 있다. 음식에 들어있는 칼로리뿐만 아니라 영양소의 균형도 알아내는 뉴런이다. 영양분이 충분하지 않으면 더 많은 음식을 찾게 한다. 따라서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간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골고루 먹으라는 잔소리는 과학이다.


멕시코는 미성년자들에게 정크 푸드의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멕시코는 소아 비만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것도 정크 푸드 섭취로 인한 비만과 관련이 있다.


어쩌면 간단하다. 자연식품 위주로 골고루 천천히 즐기면서 먹는다. 다이어트는 간단할 수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한 날 ‘이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