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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학적인 믿음을 미신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에 대한 소양은 여전히 중세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일부 개신교 근본주의자나 보수적 개신교에서 낮게 나타난다. 우리나라 일부 개신교 교회의 과학에 대한 무지와 경시로 코로나 19 펜데믹 당시 교회에서 많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모여서 기도하면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라는 ‘중세적’ 광신이 낳은 비극이었다. 진중권 교수는 이에 대해 “종교가 아니라 미신이다.”라고 맹비난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부 기독교인의 행태에 분노했다. 신천지 사태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정치성향에 따라 백신접종률이 다르다(이하 2021년 기준). 공화당 지지자의 접종률은 60%, 민주당은 86%이다. 인종 간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 가장 흥미로운 차이는 종교를 축으로 나타난다. 개신교인의 접종률은 66%, 가톨릭 82%, 무종교인 75%로 개신교인의 접종률이 확연히 낮다. 개신교 중 복음주의에 속한 백인은 57%로 가장 낮고, 무신론자는 90%이다.


전염병과의 싸움은 종교적인 광신과의 싸움의 역사였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사모라(Zamora)시의 주교도 독감을 극복하려면 신에게 용서를 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보건당국의 반대를 무릎 쓰고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여 스페인에서 최고의 사망률이 나왔다.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나왔는지 관을 짤 나무를 구할 수도 없었다.


미국에 가면 백악관 앞에서 커다란 십자가를 들고 기도하는 사람, 길거리에서 ‘구세주 예수’를 외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보는 풍경이다. 요즘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는 ‘백인 기독교인이 지배하는 미국의 건립을 최우선으로 삼는 사조’를 말한다. 이들은「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불 꽃 같은 눈’ ‘피에 젖은 옷’ 등을 검을 휘두르며 적을 물리치는 ‘하나님의 전사 예수’로 해석한다. 예수를 무력으로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회복시키는 용사로 왜곡한 것이다.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폭력적이고 이단적이며, 예수의 삶과 그의 가르침에도 정반대된다. 이들은 2021년 대통령 선거에 불복하여 미국 의회를 습격하였다. 당시 ‘하나님, 총, 트럼프’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일부 시위 대원이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 ‘예수 나의 구원자, 트럼프 나의 대통령’이란 문구가 적힌 성조기를 휘두르는 모습 등이 보도되면서 논란을 낳았다.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는 미국 기독교계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있으며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목회자든 이에 반하는 말을 하려면 사실상 목사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약간의’ 잘못된 말을 했다가는 목사직이 없어지는 사례를 주위에서 들어본 적이 있다.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는 미국인은 신에 의해 선택되었으며 신은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보호하기는커녕 가장 많음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은 과학을 신뢰하지 않으며 백신을 잘 맞지 않는다. 기독교 보수주의가 강한 미국 남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진화론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과학적 소양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종교이다. 종교가 무지를 기초로 할 때 얼마나 비극적이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들의 집단에서 자신들의 언어로만 대화하기 때문이다. 반 지성, 폐쇄성, 인종주의, 반민주가 종교라면 그것은 미신이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미신이란 과학적 관점에서 헛된 것을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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