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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흡혈귀


2017년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체가 60대 노인들에게 10대 청소년의 피를 수혈하는 임상실험을 해서 논란이 일어났었다. 암브로시아(Ambrosia)라는 회사인데 60대 중반 노인에게 10대 청소년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 1.5리터를 주입하는 임상실험을 한 것이다. 1인당 비용이 약 천만 원이지만 참여한 노인은 100명이 넘는다. 이 임상실험은 대조군을 포함시키지 않아 실험자체가 하자가 있었다. 죽지 않으려는, 늙지 않으려는 우리 인간의 간절한 마음은 영원할 것이다.


젊은 피를 수혈해 회춘하려는 시도는 오랜 옛날부터 시도됐다. 비과학적이고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것이지만 2000년대 들어서 동물실험을 통해 사실임이 밝혀졌다.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계에서 2010년대 이후 크게 주목받은 것 중 하나는 젊은 피의 회춘 효과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하는 연구들이 많이 나왔다. 예를 들어 2021년 연구를 보면 젊은 쥐의 혈액에 있는 세포 밖 소포체가 회춘 효과가 있는 것이 밝혀졌다. 반대로 2022년 연구에서는 젊은 쥐에게 늙은 쥐의 피를 수혈하면 젊은 쥐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밝혀졌다. 그럼 젊은 피를 수혈하면 젊어질까?

https://www.nature.com/articles/s42255-022-00609-6#citeas


하지만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젊은 피를 수혈 받아 노화를 막을 있다는 주장이 ‘임상학적으로 증거가 없다.’라고 이미 확인했다. 동물실험은 임상실험이 아니며 임상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전혀 없다. 암브로시아 회사가 하는 혈장 요법도 미국 식품의약국의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암브로시아의 임상 시험이 어디까지나 생쥐를 통해서만 나타난 점을 알아야 한다.


수혈뿐만 아니라 수명을 늘리려는 인간의 연구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노화가 질병이어서 고칠 수 있는 병이냐 아니면 비가역적으로 시간의 화살같이 피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논란도 일어나고 있다. 노화과학자들은 전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노화는 이미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암이 언젠가는 극복되리라는 희망이 보이듯이 노화도 언젠가는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진화는 멈춤이 없듯이 과학도 멈춤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인류가 멸종하지 않는 것이 전제이다. 지구온난화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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