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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사랑만 아름답다고 하면 죄이다! 왜냐면

오랜 진화과정에서 양성생식이 나타났다. 대략 10억 년 전인 것으로 추정된다. 생물이 암컷과 수컷에 의한 양성생식을 하면서 종의 다양성을 커지고 이에 따라 생존능력이 강화되었다.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지만 인간의 생물학적 다양성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다시 말해 남녀, 성 정체성은 진화과정에서 종의 생존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한 결과이다. 그것에는 어떠한 도덕도 윤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 ‘대부분은’ 생물학적으로 수컷과 암컷 2개의 성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일 뿐이다. 단성생식을 하는 동물도 많으며 2개 이상의 성별을 가진 경우도 많다. 즉 ‘성 소수자’는 생물계에 흔하디흔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조류의 단성생식은 드물지만, 파충류와 어류에서는 많은 종이 단성생식으로 번식한다. 일부 파충류, 양서류, 물고기는 생존을 위해 암수 양성으로 존재하면서도 단성생식 번식도 한다. 양서류와 어류는 유성생식을 하지만 수정 없이 번식하는 처녀생식(parthenogenesis)도 흔하게 한다. 환경이 나빠지거나 짝이 없는 환경에서 후손을 남길 수 있다.


정말로 특이한 것은 해마 같은 실고기(pipefish) 물고기는 수컷도 임신을 한다는 것이다. 수컷에 정자를 제공하고 암컷이 새끼를 낳는 것은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것이 모든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2017년에는 수컷과 떨어져 사는 암컷 상어가 유성생식에서 단성생식으로 번식 전략을 변경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었다.


더 놀라운 생식방법이 2022년에 보고되었다. 참 기이한 생식이다. 유럽의 외래 침입 물고기 중 하나인 기벨리오 붕어(Carassius gibelio)가 그렇다. 외부에서 들어온 물고기들은 짝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기벨리오 붕어는 처녀 생식으로 새끼는 낳는다. 여기까지는 다른 어류와 비슷하다. 놀라운 것은 기벨리오 붕어는 처녀 생식을 하지만 특이하게도 ‘정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다. 기벨리오 붕어 암컷은 자신의 종이 아닌 다른 근연종 물고기가 정자를 물속에 배출해 수정할 때 자신의 알도 같이 수정한다. 정자가 기벨리오 붕어 알에 들어가면 자극을 받아 세포 분열을 시작하지만, 다른 종의 유전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자로부터 자극만 받고 실질적으로 처녀생식을 한다. 이런 생식방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는 성, 남녀, 단성생식 등에 익숙하지만 생물계의 성은 너무도 복잡하다. 그것은 단지 번식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교리’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31515-w#citeas


새도 단성생식을 한다. 2017년 암컷 유전자만을 가진 캘리포니아콘도르가 발견되었다. 조류의 단성생식 사례는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남녀 또는 수컷과 암컷으로 대별되는 양성 이상의 성도 있다. 새는 단성생식과 양성생식도 하지만 4개의 성별을 가진 새도 있다. 가장 극단적인 것은 진균류이다. 버섯이나 곰팡이 등 진균류는 수천~수만의 생물학적 성별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버섯에 왜 이렇게 많은 성별이 존재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버섯이 특정 장소에 머물고 번식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버섯의 성별이 수컷과 암컷뿐이라면 주변 포자가 같은 성별일 가능성이 높아져 교배율이 떨어지는 반면, 성별이 많으면 주변 포자와의 교배 확률이 높아져 생존에 유리하다. 또 동일한 버섯에서 방출되는 포자의 유전적 다양성으로 근친교배의 단점을 피하기 쉽고 많은 대립 유전자의 존재로 환경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실제로 1만 7000개 이상의 성별이 있는 버섯이 확인되었다.


우리가 성에 대해서 무언가 생각을 할 때 알아야 하는 것은 하나이다. 그것은 번식을 목적으로 진화한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것에 어떤 정도가 있고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수컷과 암컷에 의한 번식, 남자와 여자에 의한 아기 낳기 등은 그냥 주변에 익숙한 풍경이다. 번식이 목적인 이상 어떠한 방식도 가능하다. 자연에는 그런 것이 너무도 흔하다. 따라서 익숙한 풍경으로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비난하는 것은 무지이다. 무지는 죄이다!  인간은 이제 번식을 목적으로 사랑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진화인지 문화인지는 모르겠다.  인간은 이제 번식을 목적으로 사랑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진화인지 문화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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