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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게 살면 암에 걸리지 않습니다!

재미없게 살면 암에 걸리지 않습니다!


2015년 존스홉킨스 대학이 발표한 ‘불운 가설’은 암 위험의 3분의 2가량이 줄기세포가 분화할 때 무작위로 생기는 DNA 복제 오류, 즉 돌연변이에 따라 암이 생긴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다면 암은 재수인가? 즉 선천적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걸리는가? 암은 선천적이고 유전적인 명이 강하다. 반면 상당수의 암은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 사실 암 발생 원인 중 결정적인 것은 나이이다. 수명이 크게 증가하면서 일생에 걸쳐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평생 30% 내외의 사람이 암에 걸린다. 나이가 증가한다는 것은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이다. 암도 함께 증가하는 것을 보면 죽음이나 암이나 원인은 시간 즉 나이이다.


사실 선천적인 것은 고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후천적인 환경요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명하다. 암의 원인은 ‘문명’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환경이 바뀌었는데 인간의 유전자가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수명도 늘어났다. 수명의 증가와 암 발생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흡연은 대표적인 발암 요인이다. 알코올은 위암이나 식도암, 유방암과 관련된다. 짠 음식은 위암을 일으킨다. 자외선은 피부암을 일으킨다. 라듐, 엑스선, 플루토늄, 비소, 카드뮴, 감마선, 염화비닐, 석면, 미세 먼지, B형 간염 등 발암의 환경요인은 많다. 인류에게 암이 많은 이유는 급변한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석탄, 흡연, 충분한 소금, 라듐, 석면, 미세 먼지, 엑스선 등은 모두 최근에 인류가 접하게 된 물질이다. 암은 척추동물이라면 다 앓을 수 있지만, 문명이 시작된 후 폭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것이 제시되어서 혼란스럽다. 따라서 통계수치로 판단하면 간단하게 알 수가 있다. 2019년 기준 성인(25~79세)의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미국 유타 주는 16.5%, 켄터키 주는 37.8%인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25% 정도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통계이다.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002/ijc.34217


2019년 암은 대부분 흡연, 음주, 자외선 노출, 공기오염 등 외부 요인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흔히 걸리는 암의 70~90%가 개인의 생활습관 등 외부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이다. 암이 대부분 ‘불운’ 때문에 생긴다는 선행 연구결과를 뒤집는 것이다. 몇몇 암은 유전적 돌연변이가 일으키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예방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아직 암을 유발하는 외부 위험요인이 전부 밝혀지지 않았다. 금연, 금주, 적정 체중 유지, 건강한 식단 등의 습관은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확률은 낮출 수 있다.


2022년 연구에서도 전 세계 암 사망자의 44.4%가 과음과 흡연, 비만으로 발생한다(2019년 기준). 담배를 끊고 과음을 삼가고 비만하지 않으면 암 발생 위험을 반이나 줄일 수 있다.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2)01430-1/fulltext


결국 금연, 절제된 음주, 적절한 체중, 자연식품 위주의 식사가 답이다. 하지만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진다. 재밌게 살다가 암에 걸려 고생하다 죽는 것보다는 재미없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좋은지는 그렇게 객관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술 담배는 쾌락이고 타고난 성향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술과 담배는 늘 같이 간다. 술을 마시면 담배를 핀다. 술 좋아하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술을 마시면 뇌의 쾌락중추가 자극을 받고, 담배를 피울 때 느꼈던 쾌락이 같이 자극 받아 담배를 찾는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면 또 술이 먹고 싶어진다. 어쩌면 긴 시간이 지나면 술과 담배에 자연선택 된 인간이 나타날지 모른다. 술을 즐기고 담배로 즐기고 암에도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인간이. 니체가 말한 초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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