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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년 전 유럽여행을 갔다면 백인은 없었다


유럽과 구미가 세상을 ‘장악한’ 것은 근현대의 시기이다. 인간의 역사는 근현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금’이 중요하긴 하다.…


기원전 6천 년경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유럽으로 가면 흑인만 만날 수 있다. 기원 전 3천 년쯤에 간다면 백인은 소수민족이었을 것이다. 백인을 주축으로 하는 유럽인이 유럽에서 살게 된 것은 단 하나의 종(백인)이 한 번에 이주한 것이 아니다. 유럽인의 유전자는 크게 세 부류의 인간집단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겠지만 크게 구석기시대인 3만5천 년경 아프리카에서 서부 유럽으로 이주한 검은색 피부를 가진 수렵채집인, 기원전 6천 년경 근동 지역으로부터의 이주한 키 크고 밝은 피부색을 가진 농부, 기원전 약 3천 년~4천 5백 년 경 ‘얌나야’라는 기마 인으로 나누어진다. 얌나야 인은 초기 농부이자 기마 인(Horsemen)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지역인 동부 스텝 지역에서 유럽으로 이주하였다. 또한 아프리카 북부나 근동 그리고 그 후 몽골인의 침입 같은 다양한 인종적 접촉이 있었음은 당연하다.


기원전 3천 년경까지 흰 피부를 가진 인간은 없었다. 흰색 피부는 불과 기원전 3천 년경에 돌연변이로 최초로 나타났다. 기원전 3천 년경에는 유럽에서도 흰 피부를 가진 인간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독일에 정착한 최초의 농민들은 근동 및 아나톨리아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다. 농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근동사람이 유럽에 들어와 당시 유럽에 살고 있던 수렵채집 인을 대체했다. 그러나 현대 유럽인의 유전적 혈통은 기원전 3천~2천 년경에 갑자기 바뀌었다. 현대 유럽인의 유전자는 기원전 약 2천 년경 대대적인 유전자 교체가 이루어진 후에 기초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신석기 후기에 이베리아 반도와 동유럽에서 새로운 인구 집단이 잇달아 유입돼 그들의 문화를 확장함으로써 유전자가 아주 다양해졌다. 아무튼 북반구로 이주해서 살아왔던 일부 인류가 햇빛양이 적어지면서 피부색이 바뀌었고 이들이 유럽에 정착한 것이다. 신이 피부색별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다.


서구 문명의 기원전 약 1만 년~1700년 전의 1천여 개의 인류 화석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3개의 연구결과가 동시에 2022년「사이언스」에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청동기 시대에 번성했던 문명과 국가의 사람들이 서아시아와 유럽으로 대거 이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원전 약 1만년~6500년 전 사이 적어도 두 번의 대규모 이동이 있었다. 이런 이주로 인해 인간 간의 교류가 생겼고 농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기존의 고고학적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앞서의 연구에서 밝혀진 농업민족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의 연구보다 일찍이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주 그 후 인도유럽어족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유럽어족은 유럽과 서아시아, 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분포한 인구어족으로 사용 인구수 기준 세계 최대의 어족이다. 흑해 대초원이 인도유럽어족의 발상지가 아니라 현대의 아르메니아 주변이 발상지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phenomenal-ancient-dna-data-set-provides-clues-origin-farming-early-languages


유럽에 백인이 들어간 것은 기원전 3천 년경 러시아나 조지아 근처에서 이주한 셈이다. 이들 갈색 눈과 창백한 피부의 얌나야인은 앞서 북유럽에 살았던 수렵·채집인과 농부들을 몰아내고 청동과 철을 녹여 도구를 만들고, 가축을 키우며 정착했다.코카서스 지방에서 북유럽으로 넘어와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사람의 기원이 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유럽과 아시아의 인간 분포는 불과 몇 천 년 전에 이뤄진 것이다. 이들은 유목민으로 당시에도 기존 토착세력을 몰아냈듯이 지금도 호전적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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