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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Sep 09. 2022

이집트피라미드는 거인 족이 만들었나요? 아니면 외계인?


가끔 우리나라 최고 명문 고등학교를 나오신 분 또는 최고 명문 대학을 나오신 분과 대화를 하다가 깜짝 놀란다. 최근에는 이집트 피라미드가 거인 족이 만든 것을 믿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황했다. 


MBC 프로그램 ‘서프라이즈’는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를 다룬다. 2016년 12월에는 ‘거인 족’을 집중 조명했다. 2012년 발견된 ‘손가락’ 그 길이가 38cm에 달해 그 주인공은 키가 거의 5m에 달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이것이 과학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면 생물학계는 이미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그러나 조용하다. 과거 이집트에 거인이 살았고, 피라미드 역시 그들이 만들었다는 주장도 난무하다. 


2020에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피라미드는 외계인이 지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전에도 피라미드는 고대 건축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규모 때문에 외계인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집트 문명의 가장 오래된 도시가 기원전 5000년쯤이고, 기자의 대 피라미드가 건설된 시기는 기원전 2467년으로 무려 2500년이 지난 후이기 때문에 충분히 피라미드를 건설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기원전 약 1만2천800~3천500년 무렵의 아프리카 습기(African Humid Period)에는 강우량이 늘면서 사하라 사막 일대가 호수와 초지로 덮여있었다. 북아프리카에서 거의 1000만 평방킬로미터 지역이 녹색 지대로 변화했고, 하마, 영양, 코끼리 등 많은 동물들이 살았다. 아열대성 기후로 숲이 울창한 시기였다. 이집트 기자 일대는 물에 잠겨있거나 나일 강 지류의 수위가 높았다. 


지구의 자전축은 2만 3000년을 주기로 기울기가 반복적으로 변화한다. 이로 인해 건조한 공기가 적도 북쪽과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사막이 조성됐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사하라 사막뿐만 아니라 아라비아 사막, 인도의 타르 사막 등이 형성되었다. 그래서 사막을 뒤져보면 ‘낙원’이었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에덴동산’도 그 흔적일지 모른다. 지구 자전축 기울기가 바뀌면 다시 사하라 사막은 초원으로 변할 수 있다.


사하라 사막의 형성과 피라미드의 건설은 기후와 지구자전축의 변화의 결과였다. 2022년 기자 피라미드 인근을 흐르던 나일 강의 쿠푸 지류 흔적이 발견되었다. 아프리카 습기가 끝난 뒤에는 건조화가 진행되면서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쿠푸 왕 대 피라미드와 카프레, 멘카우레 피라미드가 건설된 기원전 2686~2160년에는 쿠푸 지류가 약 40%의 수위를 유지해 물자 수송에 충분하면서도 범람할 위험이 없어 피라미드 건설에 적합했다. 이 하천을 통하여 나일 강 본류에서 약 7㎞ 떨어진 피라미드 건설 현장까지 건설 물자를 수송하였다. 기원전 1350년 무렵 투탕카멘왕이 즉위하고 얼마 안 돼 수위가 수백 년에 걸쳐 더 낮아지면서 물자를 수송할 수 없게 돼 피라미드 건설도 끝났다.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를 정복한 기원전 332년 무렵에 바짝 말라붙은 지류가 피라미드 묘역으로 전환되었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202530119


인간이 이룬 문명이란 대부분 기후변화의 결과로 나타난 ‘부산물’이다. 코로나19로 수백만 명이 죽는 참극이 발생했다. 지구온난화가 가지는 위험성은 이미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은 별로 변화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지구 전체가 사막화 될 지로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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