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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나이가 아니라 ‘수면’ 나이를 늘려야 건강하게 장수


2022년 과학자들은 수면 연령(sleep age)이라는 나이 기준을 개발했다. 나이에 비해 수면 연령이 높은 사람은 사망 위험이 높으며 수면 무호흡증, 비만, 만성 통증 같은 질환을 앓을 수가 있다는 주장이다. 밤에 여러 번 일어나는 수면 분절 또는 토막잠(sleep fragmentation)이 사망률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변수로 밝혀졌다. 물론 수면 연령이 반드시 결정론적인 것은 아니다. 100세가 될 때까지도 술 담배를 하고 수면도 적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알듯이 변수는 복잡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연구는 1만 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측정한 것이므로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746-022-00630-9#citeas

그러면 어떻게 수면연령을 젊게 할 수 있을까.


2022년에도 열대야가 찾아왔다. 서울에 6월 열대야가 나타난 것은 관측 이후 2022년이 처음이라고 한다. 여름 내내 덥고 습도도 높았다. 열대야는 수면을 방해하고,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고역이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도 잠들기 힘들고,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이 늘 부족하다. 


때로는 잠을 자다가 새벽에 깨서 잠을 설친다. 더운 여름 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과격한 운동을 한 날, 과음을 한 날에 종종 잠을 설쳐서 피곤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간의 뇌는 자는 동안 늘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기를 100회 이상 반복한다. 다만 우리는 이것을 느끼지 못하고 깨어나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간다. 뇌가 이렇게 짧은 깨어남과 수면을 반복한다고 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진 않는다. 정상적인 수면이고, 오히려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호르몬 작용으로 여러 차례 뇌가 깨어나도 잠자는 사람은 못 느낀다.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똑같이 활동했지만 각성 시간은 매우 짧다. 밤에 자다가 잠깐 깬다고 해서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짧은 시간의 깨어남은 기억력과 연관된 수면 단계의 한 부분이다.


이와는 달리 잠을 잘 못 자거나, 잠을 자다가 너무 일찍 깨거나 너무 자주 깨어나는 것을 불면증이라고 한다. 열 명 중의 한 명이 불면증이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7억 명이 넘는 사람이 불면증에 시달린다. 불면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밤늦은 시간에 정신이 맑아지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 증상이 지속되면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이다. 잠드는 시각이 새벽 2시 이후로 늦어져 충분히 자지 못한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은 전 세계 인구의 약 6%가 겪는다.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확률은 10~12%로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이 된다.


불면증은 선천적인 면도 있다. 불면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도 발견되었다. 그러나 잠자는 습관은 후천적인 면도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의 수면부족과 불면증은 심각하다. 입시 스트레스로 학생 4명 중 1명이 극단적인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학업 압박이 심하다. 실제로 청소년의 자살은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입시공부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고통 중 하나는 수면 부족이다. 설문조사에서 청소년의 거의 반이 수면부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고등학생은 60%가 넘었다. 청소년의 과반수가 스스로 대학입시로 고통 받는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도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입시로 인한 고통은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학생과 학부모 80% 이상이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는 대학입시를 고통으로 만들어왔다. 청소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회도 경쟁은 끝으로 치달아 성인들도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고 있다.


사회적인 요인이 아니더라도 체질적으로 야행성인 사람도 있다. 너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도 꽤 많다. 이를 고치려면 늦게 잠들더라도 일어나는 시각은 일정하게 유지하면 좋다. 일찍 일어나 힘들더라도 바깥에서 햇빛을 10~15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면 피곤하다. 피곤하면 조금씩 일찍 잘 수 있다.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잠을 잘 자려면 우선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잠자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 잠이 오지 않아도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가보다 하고 누워있으면 된다. 규칙적으로 계속 잠자리에 들다보면 점차 수면의 질은 좋아진다. 그러나 현대인의 삶은 불규칙하다. 일이 끝나고 집으로 바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적다. 그러다보니 잠도 규칙적으로 못 잔다. 따라서 밤에 활동하는 시간을 어떻게든 줄이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잠을 잘 자려면 낮에는 야외활동을 많이 하여야 한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낮에는 고체 조명(solid light)에 노출하여 밝게 생활하여야 한다. 고체 조명(solid-state lighting)은 광원으로 전기 필라멘트나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다이오드(diode)를 사용하는 조명이다. 틈이 나온 창문에 와서 햇빛이라도 보는 것이 좋다. 또는 먼 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바깥을 잠시 걷는 것도 시도해본다.


‘잠이 안 올 때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먹으라.’는 말이 있다. 우유에 있는 단백질 ‘락티움(Lactium)’ 때문이다. 락티움을 먹으면 일찍 잠들고 잘 잔다. 녹차에 들어 있는 테아닌도 수면에 좋다. 잠을 잘 잘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우유나 바나나, 상추 등을 먹는 것이다. 이는 중추신경계를 진정시켜준다. 밤늦은 시간에는 알코올과 카페인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밤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전자기기는 수면을 방해하고 시신경에 무리를 주므로 저녁에는 최대한 줄이고 잠자리에서는 꺼놓는 것이 좋다. 밤에 수면 환경을 어둡게 하여야 한다. 인공조명이 비추지 않도록 커튼을 어둡게 하여 껌껌하게 하는 것이 수면에 좋다. 시간을 내어 규칙적으로 운동도 하여야 한다. 다만 취침 시간 가까이에서는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잠자기 전의 격한 운동은 생체리듬을 깨뜨릴 수 있으니 여름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대한수면학회 사이트에는 건강을 잠을 자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다(대한수면학회, http://www.sleepmed.or.kr/content/info/hygiene.html, 2021.1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하십시오.


•낮에 40분 동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잠자기 3~4시간이내에 과도한 운동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피하도록 하십시오.)


•낮잠은 가급적 안 자도록 노력하시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도록 하십시오.


•잠자기 4~6시간 전에는 카페인(커피, 콜라, 녹차, 홍차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시고, 하루 중에도 카페인의 섭취를 최소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은 각성제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신다면 끊는 것이 좋은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잠잘 즈음과 자다가 깨었을 때 담배를 피는 것은 다시 잠자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잠을 자기위한 늦은 밤의 알코올 복용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증가시키지만, 밤늦게 잠을 깨울 수 있으며 아침에 일찍 깨어나게 합니다.)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나 수분 섭취를 제한하십시오. (간단한 스낵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으나 과식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조절하도록 하십시오.


•수면제는 매일, 습관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이완하는 것을 배우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요가, 명상, 가벼운 독서 등)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독서, TV 시청 등을 하면서 이완하고 있다가 다시 졸리면 다시 잠자리에 들도록 하십시오. 이후 다시 잠이 안 오면 이러한 과정을 잠들 때까지 계속 반복하십시오. (하지만 기상시간은 아무리 간밤에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시고 낮잠은 안 자도록 노력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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