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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지지 않은 신분제도 노예와 인종차별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야만적이고 극단적인 불평등은 노예제도에서 나왔다. 21세기에는 공식적인 제도로서의 노예는 없어졌지만 사실상의 노예 ‘상태’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노예지수는 인구 중 노예상태의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2013년 통계를 보면 모리타니는 인구 380만 명 중 약 4%가 노예 상태에 있다. 2위는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였고 이어 파키스탄, 인도, 네팔, 몰도바, 베냉, 코트디부아르, 잠비아, 가봉 순이었다. ‘노예’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만 명에 달한다. 노예의 수만을 고려한 세계 10대 노예 국가 중에서는 인도 1390만 명이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 290만 명, 파키스탄 210만 명, 나이지리아 70만 1000명, 에티오피아 65만1000명, 러시아 51만6000명, 태국 47만3000명, 콩고민주공화국 46만2000명, 미얀마 38만4000명, 방글라데시 34만3000명 순이었다. 한국은 전체 인구 5,000만 명 중 1만451명이 노예 상태로 노예 지수는 162개 나라 중 137위이었다. 북한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한국일보, 2013.10.17.).


일부 독자는 21세기에 정말로 노예가 그렇게 많은지 의구심이 들 것이다. 현대판 노예에 대하여는 이미 많은 책이 나와 있어 더 앍고 싶은 사람을 위하여 몇 권의 책을 소개한다. 케빈 베일스(Kevin Bales)의 저서『일회용 사람들』은 ‘노예’를 강요나 사기에 의해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대가를 받고 ‘강제로’ 노동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케빈 베일스(Kevin Bales) 등의 저서『끊어지지 않는 사슬』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노예노동으로 ‘성노예’를 들었다. 이들 여성 노예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고통은 심각하다. 벤저민 스키너(Benjamin Skinner)의『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종처럼 일하는 미성년자나 여성 성노예를 지적하였다.


인종 차별은 사실상의 신분제도이다. 차별하는 사람은 그 사회의 상위 계급이고 차별받는 사람은 하위 계급이라는 것이다. 인종 차별은 은근하면서도 노골적이어서 이로 인한 불평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미국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신분제도가 바로 인종차별이다. 겉으로는 평등을 표방하지만,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는 사실상의 카스트 체제이다. 특히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는 미국의 주체는 기독교는 믿는 백인이며 신에 의하여 선택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미국 우익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2022년 경기 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손흥민을 향해 관중석의 한 사람이 손으로 눈을 찢는 동작을 했다.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이다. 물론 공식적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규탄하였지만 유럽축구에서 인종차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카스트처럼 인종차별은 은근하게 작동한다. 수전 로리 팍스(Suzan-Lori Parks)는 2002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이다. 그녀의 저서「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는 인종차별을 다룬 희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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