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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읽는 인간의 운명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가 나타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졌을 것이다. 생물 다양성의 증가는 진화과정에서 점차적으로 발생하지만 대멸종 같은 대규모 생태 파괴나 새로운 생명이 새로이 나타난 이후 급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 


지구상 생명체의 역사 약 40억 년 동안 지구에는 거의 5억 종의 생명체가 존재했고, 그들 중 2%만이 현존하고 있다. 1%도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즉 대부분의 종은 멸종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존하는 종은 지구상에서 지금까지 존재한 종의 총수를 놓고 보면 1%도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보는 생명체는 지구역사상 나타난 생명체 전체의 1~2%밖에 안 된다. 그나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 극히 일부만 알거나 볼 수 있다. 하긴 지구상에 사는 인간 수십 억 중에 개인이 만나고 교류하는 사람의 수도 극히 적은 수이다. 여행의 목적은 더 많은 인간과 자연을 만나려는 것이다. 여행가서 이런 저런 것을 보고 먹는 것에 시간을 보내지 말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자연에 더 가까이 가야한다.


현재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살아갈까. 지구에 있는 생물의 총량은 5500억t이며, 그중 식물이 82%인 4500억t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생물의 가장 중요한 성분인 탄소를 기준으로 생물량을 계산한 추정치이다. 식물 다음으로는 박테리아가 700억t(13%), 동물은 20억t(0.44%)이며, 인간 76억 명은 6000만t(0.01%)을 차지했다. 우리 인간의 생명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1%밖에 안 되지만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지구상에 생명체는 인간문명으로 인하여 엄청나게 멸종하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역사학자들은 인간을 지구 생명체 파괴자로 기록할지 모른다. 이 역사학자들은 인간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종일 수도 있다.


생물의 총량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생명의 종도 놀랍도록 많다. 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모른다. 대부분의 생물은 여전히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팀이 미네소타 주에서 채취한 토양 1g 속에서 1만 종의 박테리아를 발견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배양되었거나 학계에서 분류된 박테리아의 4배나 되는 수치이다. 놀랍게도 지구상에 믿을 만큼 추정되는 종의 수는 5백만 내지 1억 종에 이른다.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천만에 가까울 것이고 생각한다. 또는 오늘날 지구에는 천만 내지 1억 종이 존재한다. 현재 알려진 종의 50%는 곤충이다. 딱정벌레만 해도 35만 종이나 된다. 영국의 유전학자 할데인(J. B. S. Haldane)은 누군가에게 “자연을 연구하면서 창조주에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만일 창조주가 존재한다면 그는 딱정벌레를 사무치게 좋아하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어쩌면 딱정벌레보다 개미를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2022년 지구상에서 개미가 몇 마리나 사는지를 500개 가까운 기존 연구를 종합해 추정했다. 땅 위에 사는 개미는 3000조 마리이고 나무에 사는 개미를 포함하면 모두 2경 마리로 추정했다. 이번 추정은 숫자 면에선 기존 추정보다 2~20배 많다. 개미의 전체 양은 야생 조류와 포유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고, 인류 전체 생물량의 20%에 해당한다. 개미는 열대 사바나에 33%와 열대우림에 31%가 살아 열대 지역에 64%가 산다. 온대지방에는 18%, 사막과 건조지역에 7%가 산다. 이 번 추정에는 극지방, 타이가 숲과 땅속 개미가 빠져 실제 개미의 수와 양은 더 많다. 지금까지 개미는 1만5700여 종이 알려졌지만 그만한 규모가 더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201550119


인간이 속한 척추동물의 종류와 수도 끊임없이 증가했을 것이다. 육지 척추동물의 다양성이 가장 크게 증가한 때는 6600만 년 전인 백악기 말기로, 공룡이 멸종된 이후 수백 년 만에 생물 다양성은 멸종 전보다 2~3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육지 척추동물 종의 수가 6000만년 동안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주장도 있다. 생물 다양성이 이전에 비해 다양해지지 않은 이유는 한정된 자원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지구상에 인간의 수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지구상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증가한 만큼 다른 생명체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 지구상 생명체들은 ‘멸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간이 끊임없이 지구상 자연과 생명계를 파괴해오자 바이러스가 인간을 수백만 명 죽였다. 제한된 자원을 놓고 지구는 전쟁 중이다. 인간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그 전쟁에 많은 사람이 죽고 상처를 입을 것이다. 필자도 코로나19에 걸려 체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인간문명의 끊임없는 발전은 지구상 자원의 한계로 곧 다른 생명체의 멸종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든 생명은 생존과 번식을 위하여 치열하게 싸운다. 이 전쟁이 누군가의 일방적인 승리나 패배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의미는 앞으로 인간도 수많은 사람이 죽고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인간문명의 발전방향에 대해 숙고하여야 하지만 그 방향을 찾을 엄두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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