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뉴질랜드 어부들이 1달러짜리 낚시 바늘 때문에 상어의 턱을 잘라버린다는 뉴스가 났다. 턱이 잘려나간 상어는 목숨이 붙어있는 상태로 다시 바다 속에 던져졌다. 바다 어류를 잡으려고 놓은 낚시에 상어가 우연히 잡혀서 일어나는 비극이다. 태평양에서만 매년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상어가 이렇게 잡힌다. 상어들이 턱이 잘려나가는 비극의 기원은 몇 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억1천만 년 전에서 4억 4천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에는 바다에서 최초의 척추동물(vertebrates)이 진화해나갔다. 이들은 초기형태의 물고기와 상어였다. 어류는 최초의 척추동물이다. 4억 년 전 전후 고생대 데본기에는 다양한 물고기가 살았다는 것이 화석으로 밝혀졌다. 최초의 척추동물인 물고기가 출현한 것은 고생대 중반인 4억8000만 년 전이었다. 이때의 화석 기록은 매우 드물지만 4억6000만 년 전의 물고기 화석이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발견된다.
물고기가 어디에서 기원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거리이다. 어류의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 산호초라는 사실에 비춰 원시 산호초 주변에서 물고기가 출현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유력했다. 그러나 빅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결과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먼 바다의 산호초 주변이 아니라 해안의 얕은 바다라는 것이다. 초 대륙 해안의 조간대나 석호의 얕은 바다에서 최초의 어류가 출현하고, 그곳에서 1억년 이상 머물면서 다양한 형태로 분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연하고 날렵하게 진화한 종은 먼 바다와 깊은 바다로 진출했다.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여 ‘억센’ 형태를 갖춘 종은 담수로 이동하거나 일부는 육지로 진출해 네발짐승으로 진화했다. 얕은 바다에서는 늘 파도가 일어 죽은 어류가 조각나므로 화석으로 남기 힘들다.
칠성장어나 먹장어는 원구류라고 부른다. 칠성장어는 산악지대 강 상류에 살고 먹장어는 바다에서 다른 물고기에 붙어 기생한다. 이들은 척추동물이 나타나기 전에 살았던 동물로 추정된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척추동물은 턱이 있다. 척추동물의 99.8%는 이가 있는 턱을 가지고 있다. 인간도 그렇다. 유전자를 통해 추정한 결과 턱 달린 척추동물은 4억5000만 년 전에 나타났다. 척추동물이 나타난 후 수천만 년이 지난 후이다. 칠성장어나 먹장어는 턱뼈가 없고 어류보다는 하등한 동물이지만, 물에서 살아 편의상 어류로 본다. 척추동물이 턱을 가지기 전에 다른 동물로부터 원구류가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척추동물은 척추가 진화로 나타났고 이후에 턱이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턱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진화되었음을 의미한다. 턱에 자부심을 가져야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물고기는 턱이 있어서 인간이 미끼로 던진 낚시 바늘에 잡혀 먹힌다.
2022년 중국 남부에서 보존상태가 아주 좋은 당시 물고기 화석 산지 2곳을 발견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4억4000만 년 전 당시 이미 어류가 번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화석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랜 턱 달린 물고기보다 1500만년 앞선다. 이 물고기는 큰 두개골에서 양쪽으로 두 개의 지느러미가 뻗어있는 형태였다. 팔과 다리의 이전 단계인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로 분리되기 전 원시 상태를 보여준다. 척추동물에서 가슴과 배지느러미가 각각 팔과 다리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해왔다. 이 고대 물고기의 양쪽 지느러미는 나중에 배와 가슴 부위로 분리되었다. 이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 새, 고래, 박쥐, 사람의 팔다리가 되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5136-8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그리고 인간 같은 척추동물은 대게 신맛을 느낀다. 이것은 신맛이 수억 년 전 척추동물에서 기원했음을 가리킨다. 모든 척추동물은 맛을 감지하는 수용기 세포가 혀의 맛봉오리에 모여 있다. 최초의 척추동물, 곧 고대 어류에도 신맛을 감지하는 수용기가 있다. 당시 물고기는 물속 환경이 산성으로 바뀌는지 여부는 생존에 결정적이었다. 물속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물에 녹은 탄산에 의해 물이 산성으로 바뀌고 이는 물고기의 신진대사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이를 감지하는 것이 생존에 중요했기 때문에 신맛을 느끼는 진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물고기가 생존을 위해 감지하기 시작한 신맛은 최초의 맛이 됐다. 나중에 포유류는 신맛을 입으로 느끼지만 물고기는 피부로 알아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