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술을 마실까 끊을까? 당신의 결정은?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번에 40g 미만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을 소량 음주로 규정한다. 소주, 맥주 또는 와인을 전용 잔으로 마실 때 3잔 안팎에 해당한다.


더운 여름 운동 후 생맥주, 친구들과 오랜만에 선술집에 모여 소주 한잔, 산에 올라 마시는 막걸리 한잔 참 즐거운 일이다. 젊은 시절 친구들과 마시는 술은 지금도 잊혀 지지 않은 추억이다. 종종 실수도 했고 과음도 하고 ‘사고’도 쳤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리워지는 추억이다. 술 한 잔을 줄길 줄 모르는 사람과는 친구하기가 심심하다. 하지만 잘못된 음주 습관은 친구를 잃고, 음주운전까지 가면 인생이 끝장이 날 수도 있다. 과음을 또한 건강에도 안 좋고 늙어서 무서운 치매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40대에 ‘갑자기’ 과음을 하는 사람은 ‘전전측두엽’ 치매의 징후일 수 있다. 전전측두엽 치매는 45~65세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치매이다. 30% 내외가 가족력이 있으므로 가족 중에 일찍 치매가 온 사람이 있는 경우 조심하여야 한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력과 관련된 측두엽부터 이상이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다르다. 초기에 언어 장애가 생기고 말수가 적어지고 한 단어나 짧은 문장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참을성이 적어지고 폭력성도 동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젊었을 때에는 환갑은 부모님 얘기였다. 그러나 환갑은 누구에게나 온다. 환갑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말자. 환갑이 오지 않으면 젊어서 죽는 것을 의미한다. 환갑이 넘으면 친구들과 종종 술자리를 만드는 것이 좋다. 60세 이상 노인은 음주가 기억력을 높여주고 치매를 예방해준다. 적당량의 음주는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뇌 해마(hippocampus) 부위를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60세가 넘어 꾸준히 약간의 음주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뇌 기능도 향상된다.


일주일에 포도주 한 잔이나 맥주 몇 잔 정도만 마셔도 뇌가 노화된다. 연구를 보면 50세 남성이 맥주 280㏄를 마시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뇌가 6개월 더 노화된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세계적인 대학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진이「네이처」에 발표한 연구결과이다. 그러나 60대 이상의 노인이 적당량 술을 먹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과학자들은 음주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한다. 물론 다른 질병에는 한 잔의 술도 나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좋은 것이란 없다. 과학자들의 ‘주도’는 상식적이다. ‘적당량’이다. 맥주를 적당히 마시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루에 약 1000cc 내외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30% 낮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가끔씩 마시거나 소량이나 적정량을 마시는 사람들은 치매 발생 확률이 22% 낮았다. 하루에 2.5 파인트(약 1400cc)를 마시는 사람들은 비음주자에 비해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3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을 하는 술꾼들도 비음주자에 비해 치매 발생 확률이 19% 낮았다. 그러나 치매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서 마신 것인지 술이 치매에 좋은 것인지 밝혀진 것은 아니다. 술을 삼가면 치매가 될 위험이 더 높다. 적당한 수준의 알코올은 치매의 징후로 꼽히는 뇌에 플라크가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적당한 음주는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고 레드와인은 심장에 좋아 치매예방에 좋다.


술은 삶의 활력소이고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렇다고 습관성은 과음은 일찌감치 치매에 걸리니 조심하여야 한다. 조기치매는 65세 이전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늙기도 전에 치매 걸리면 삶이 어떨지 생각만 해도 깜깜하다. 조기치매는 인지기능과 행동 등에서 노인치매보다 더 심각하다. 또한 수명도 20년 정도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술 먹고 필름이 자꾸 끊기면 치매 위험 2~3배 높아진다. 과음을 삼가라는 경고장이나 다름없다. 술 먹고 필름이 끊기는 경험은 10년 내 치매가 올 위험이 2~3배 높아진다. 과음으로 알코올이 뇌로 들어가는 관문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뚫고 뇌로 들어가면 알코올이 독으로 작용해 뇌가 위축되고 중요한 뇌세포가 손상된다. 뇌로 들어간 알코올은 시냅스(synapse)를 망가뜨리면 의식불명이 오고 상황파악도 안 될 뿐만 아니라 기억을 상실시킨다.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군(group 1) 발암물질로 지정한 ‘위험’ 음료이다. 담배, 미세먼지와 함께 지정되었다. 술 한두 잔에 구강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 중년 이상의 한국인 13만 명을 약 9년 동안 추적한 결과 하루 2~3잔 이하 소량 음주라도 일주일에 5회 이상 마시면 위암 발병 위험이 46% 높아진다.

https://www.cancerbiomed.org/content/19/8/1224


매거진의 이전글 자녀가 비만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