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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Oct 20. 2022

인간의 진화와 제왕절개 수술

현대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호미닌 가지에 달린 하나의 잔가지이다. 사람 족(Hominini)에는 사람 속과 침팬지 속이 있다. 


인간과 유인원은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인간과 유인원의 조상이 같다는 뜻이다. 원인(猿人)은 가장 원시적인 가장 오래된 고인류이고 이를 이어 원인(原人), 구인(舊人), 신인(新人)으로 진화되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은 원숭이와 비슷한 점이 많아 원인(猿人)으로 분류한다. 호모 하빌리스는 원인(猿人)과 원인(原人)의 중간에 해당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원숭이와 다른 원시인, 즉 원인(原人)이다. 유인원과 사람의 중간 형태인 원인(猿人, 선행인류)에서 사람에게 더 가까운 원인(原人, 초기인류)을 지나 현생 인류로 진화해 왔다.


인류의 진화과정은 유인원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원인(猿人)으로 진화했고, 이후 네안데르탈인을 거쳐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됐다는 것이 통상적인 이해이다. 그러나 인류는 영장류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으로 ‘차례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초기 인류가 나타났다 사라졌고 원인과 네안데르탈인은 그 과정에서 나타났던 여러 종 중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는 흔히 인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호모 사피엔스)으로 진화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인류는 단계적으로 일직선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복잡한 과정을 거쳤으며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크로마뇽인까지 다섯 종이 전부도 아니고, 대표적인 것도 아니다.


2013년에는 인간이 수컷 돼지와 암컷 침팬지가 교배해 나온 잡종에서 진화했다는 충격적 주장이 나왔다. 미국 조지아대학의 유진 맥카로는 인간이 침팬지와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다른 영장류에서 볼 수 없는 차이점을 갖고 있음을 주목하였다. 이런 차이점은 진화의 시간을 과거로 소급했을 때 특정 시점에 위치한 한 잡종에 기원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인간이 영장류 사촌들과 구별되는 특징의 모든 것을 한 동물이 갖고 있는데, 바로 그 동물이 돼지라고 주장한다. 인간과 돼지 사이에는 피부와 장기 구조에서 많은 유사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자생물학적으로 침팬지와 돼지가 교배할 수 없다. 두 동물은 수천만 년 전에 분리되어 나왔고, 침팬지의 난자가 돼지의 정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 과학은 늘 가설이지만 어느 것이 맞을지도 시간이 흘러봐야 한다.


인간의 조상이 누구인지 어떻게 진화되었는지는 아직은 잘 모른다. 다만 인간은 두발로 걷는 종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이족보행을 하면서 아기가 출산을 위해 나오는 경로의 중간 부분이 휘었다. 그리고 골반은 좌우로 넓어지고 앞뒤로는 좁아진 형태로 변하고 태아가 세상으로 나오는 문이 좁아졌다. 골반이 작거나 태아의 머리가 크면 수많은 여성이 아기를 낳다 숨졌다. 인간은 머리가 크지만 신생아의 머리는 점점 작아졌다. 고릴라의 새끼의 뇌는 성체 고릴라의 45%, 오랑우탄은 47%, 거미원숭이는 58%이지만 인간은 30%를 조금 넘는다. 그래도 아기가 태어나다 많은 여성이 죽었다. 난산 등으로 인해 죽은 여성의 태아를 출산시키기 위하여 수천 년 전부터 제왕절개 수술이 나타났다. 난산으로 인해 죽어가는 여성을 포기하고 아기라도 살리려는 최후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제왕절개로 낳은 아이는 대부분 죽었다. 


제왕절개 수술이 나타난 것은 인간의 진화 때문이다. 인간은 자궁 안에서 빠르게 성장한다. 뇌도 마찬가지이다. 자궁 안에서 태아와 뇌의 성장 속도가 다른 영장류에 비해 훨씬 빠르다. 사람의 태아는 하루 평균 약 11~12g씩 자라지만 사람과(호미니드)에 속한 영장류 중에서 가장 빠른 고릴라의 태아는 하루에 8~9g씩 자란다. 이러한 성장속도의 차이는 오랜 진화 속에 나타났다. 태아기 성장 속도는 약 600만 년 전 침팬지에서 분리된 후 빨라지기 시작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초기 호미니드의 태아 성장 속도는 현대의 유인원과 비슷했다. 150만 년 전~200만 년 전 호모 하빌리스부터 유인원을 추월했다.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하루 9.83g으로 성장 속도 차이가 뚜렷해졌다. 이어 네안데르탈인에 이르러선 태아 성장 속도가 하루 11g으로 오늘날과 거의 비슷해졌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200689119


빠르게 성장하던 태아는 그러나 임신 말기에 이르면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태아의 어깨 성장 속도도 출생 전에 잠시 느려졌다가 출생 후 다시 빨라진다. 머리와 어깨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출생 시 산도를 좀 더 쉽게 통과하기 위한 진화적 적응의 결과일 수 있다.『구약성서』의「창세기」에는 신이 여자를 창조하고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며 자식을 낳을 것이며…”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죄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산모가 아기를 낳다 죽었다. 그러나 태아가 커진 것은 오랜 진화의 결과일 뿐이다.


인간은 태아가 매우 커서 낳으므로 출산의 고통이 따른다. 때로는 자연분만이 위험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타난 것으로 제왕절개이다. 제왕절개는 원칙적으로 자연분만이 불가능한 경우에 시행한다. 그러나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의학적 이유가 없음에도 제왕절개를 원하는 산모들이 꽤 있다. 우리나라는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는 비율이 거의 50%에 이르며 OECD 평균보다 1.7배이다. 제왕절개는 자연분만보다 산모 사망률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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