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한 것입니다.
운동을 할 때는 힘들지만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움직이는 생물 즉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뛰고 체력이 좋은 개체가 살아남으면서 진화를 이루었을 테니 그 후손인 우리 인간에게도 운동은 본질적인 특성이다. 또한, 운동능력과 인지 능력은 어느 정도 관련성도 있었을 것이다. 일본 쓰쿠바대학 연구진에 의하면, 조깅을 단 10분만 운동해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단 한 명의 ‘학술’ 노벨상이 나오지 않았지만 쓰쿠바대학은 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대학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입시에만 관심 있고 교육내용과 교육의 질에는 관심이 없는 사회풍조에서 노벨상이 나오면 기적일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에서 교양교육을 강화시키면 즉각 학부모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중요한 사회이다.
운동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은 완전하게 규명하지 못했지만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운동이 인지기능과 학습능력에 유익하다는 점은 명확하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운동을 하면 뉴런이 생성되고 기억력을 개선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진은 운동을 하면 기억력을 비롯한 두뇌가 좋아진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기억력 등 인기기능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17781-0#citeas
인지 기능이란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를 꺼내 사용하는 모든 행위, 즉 기억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운동을 하면 뇌에 염증이 덜 생기고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어 인지기능에 좋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심폐 지구력을 유지한 사람들은 두뇌기능을 비교적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심폐기능이 좋아 잘 달리는 사람은 20년 이상이 지나도 다른 사람들보다 인지 능력이 더 좋다. 또한, 꾸준히 운동을 하여 심폐기능을 잘 유지할수록 인지 능력이 잘 유지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흡연과 당뇨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는 심폐기능을 키운 사람과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한 사람은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여러 연구에서도 심혈관 건강과 두뇌 건강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폐기능은 신체가 두뇌로의 혈액 공급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운동 지속 능력은 두뇌의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장병은 뇌졸중,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의 원인이 되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고 소고기 같은 ‘붉은색’ 고기 섭취를 줄이고 야채와 과일 섭취를 늘린 사람들은 심장 건강이 좋고 인지기능도 나아지지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성되고 뇌가 깨끗하게 돼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여 새로운 신경 세포가 번성하도록 하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격한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엔돌핀’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할 때 나와서 ‘운동’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리신(irisin)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해마에 있는 이리신이 적다.
2000년대 초 동물을 운동을 하게 하면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도 3개월만 운동을 해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심혈관계가 좋아진 사람이 신경세포도 많이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을 하면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정확히는 ‘치상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 운동을 하면 인간의 지적 활동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커지고 뇌의 기능이 좋아진다. 운동을 하고 난 후 인지능력도 좋아진다. 운동은 결코 육체를 단련시킨뿐만 아니라 뇌와 정신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이다. 청소년도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 신경세포성장인자 단백질(Brain Growth Factor) 혈중 수치가 증가하여 뇌 세포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성장을 촉진한다. 뇌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기억도 강화한다. 그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각성도와 집중력, 의욕을 고취시킨다. 운동 후에 학습을 하면 뇌세포 간의 연결이 잘 이루어져 학습능력이 향상된다. 특히 어려운 과목일수록 더 효과가 좋다. 아이나 청소년뿐만 아니라 노인의 뇌에도 운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60~79세 노인이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의 신경세포 성장 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와 해마 영역이 증가하고, 기억력이 개선되는 것도 밝혀졌다. 운동을 통한 뇌 기능의 향상은 기존 뉴런 사이의 결합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운동 부족은 과체중으로 이어지고 또한, 복부 지방이 많아지게 된다. 복부 지방이 많아지면 뇌의 회백질도 감소한다. 회백 질은 뇌나 척수에서 신경 세포체가 밀집되어 짙게 보이는 부분이다. 뇌의 회백 질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그런데 복부 지방은 뇌의 회백 질을 줄일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체중이 3㎏ 더 증가할 때마다 회백질의 양이 0.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놀아야 공부도 잘한다.”라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활발한 신체 활동은 두뇌와 사회성 발달을 촉진한다. 신체 활동이 많은 어린이일수록 수학, 영어, 읽기 같은 기본과목의 성적에서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활발한 신체 활동이 혈액순환을 도와 뇌에 풍부한 산소를 공급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이기는 호르몬 분비도 촉진되기 때문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사실상 체육 수업이 사장된 우리 교육이 우려된다. 아이들에게 운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