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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10년 늘리고 줄이는 음식의 종류


2018년 개봉한 한국 영화「리틀 포레스트」에는 봄에는 파스타, 여름에는 콩국수 등 음식을 만들어 즐겁게 먹는 장면이 나온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게 즐겁지 않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건강에 좋은지, 칼로리는 높은지 등을 생각하며 스트레스가 가슴을 누른다. 몸과 마음이 끌리는 대로 맛있게 먹지 못하고, 먹는 즐거움은 줄어든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100년 가까이 살아야 하므로 건강과 수명에 관심을 가지고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음식과 식단은 개인의 노력으로 결정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유전적인 요인가 강하게 작용한다. 또한 사회적인 요인도 크다. 한 나라의 또는 지역마다 가정마다 식당이 많이 다르다. 2022년 1990년과 2018년 사이 약 30년 간 185개국의 식생활을 조사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185개국의 평균 점수는 100점 기준으로 40.3점으로 1990년 이후 1.5점 소폭 상승했다. 과일, 채소와 견과류 섭취는 늘어났지만,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 설탕 음료와 나트륨과 섭취 증가로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가공식품과 붉은 육류소비 증가가 원인이다. 전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식생활의 질은 나이가 들면서 나빠졌다.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 아이들은 식생활의 질이 높았다. 지역별 식단의 질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이 30.3으로 최저이고 남아시아가 45.7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1% 미만을 차지하는 10개국만이 5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인도였으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브라질, 멕시코, 미국, 이집트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점수의 국가들은 세계 비만 국가 순위와 거의 일치한다. 식단뿐만 아니라 비만은 만병의 원인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3016-022-00594-9


식단만 바꾸어도 수명이 10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일찍 바꾸면 10년까지 늘지만 늦을수록 효과는 작다. 20대부터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여성은 약 10.7년, 남성은 약 13년 정도 기대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 80세에 식단을 바꾸더라도 여성과 남성 모두 약 3.4년 정도의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 식단을 바꾸더라도 수명 연장 효과가 있었지만, 젊을 때부터 건강한 식이 습관을 유지할 때 효과가 가장 컸다.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라 2019년 전 세계적인 대규모 연구결과이다. 기대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식단은 ‘줄여야 할 것’ 1가지와 ‘자주 섭취하면 좋은’ 3가지로 구성된다. 줄여야 할 것은 붉은 육류와 가공육이다. 섭취를 늘려야 할 것은 콩류와 통 곡물, 그리고 견과류이다. 지중해식 식단이나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 좋다. 이상적 식단은 하루에 통 곡물 225g(호밀 빵 2조각), 채소 400g(토마토 1개), 과일 400g(사과 1개), 견과류 25g(한 움큼 분량), 200g(삶은 콩 크게 한 컵), 생선 200g(청어 슬라이스 한 조각), 달걀 25g(달걀 반 개), 우유 및 유제품 200g(요구르트 한 컵), 정제 곡물 50g, 적색육·가공육·가당 음료 0g, 백색육 50g, 식물성 기름 25g을 섭취하도록 구성됐다. 식단을 기준으로 기대수명을 확인해보고 싶다면 ‘Food4HealthyLife’ 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어떤 음식을 먹으면 얼마나 수명효과가 있는지 연구도 소개한다. 미시간대학 연구진은 6천여 가지 영양 효과를 표준화해 음식으로 수명을 평가하는 건강영양지수(Health Nutritional Index)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1인분의 견과류 간식은 수명을 26분 즉 약 1.4년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미국인 기준으로 가공육 1그램은 평균 0.45분의 수명을 줄일 수 있다. 하루에 가공육 100그램을 먹으면 약 2.5년 수명이 준다. 핫도그를 매일 먹으면 거의 2년 수명이 줄 수 있다. 연어 1인분은 수명 1년을 늘리지만 콜라 한 잔은 1년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음식별로 수명을 평가하면 먹고살기가 피곤하고 삶도 즐겁지 못하다.


과일과 채소는 얼마나 자주 먹어야할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심혈관 질환, 암, 만성 질환에 걸리는 확률을 낮춘다. 전 세계 200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수명을 연장하는 최적의 섭취량은 하루에 과일 2회분, 채소 3회분으로 나타났다. 하루 5회분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때 사망 위험이 가장 작다. 그 이상 섭취해도 더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 과일은 하루 세끼 식사 중 두 번, 채소는 끼니마다 먹어야 한다. 채소는 끼니마다 2가지 이상, 과일은 하루 한 두개 먹을 것을 권장하는 세계보건기구와 한국영양학회의 권장사항과 같다. 이렇게 먹은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를 합쳐 하루 두 번 먹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3% 적었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완두콩, 옥수수, 감자 같은 녹말 식품과 과일주스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금치, 케일, 상추 같은 녹색 채소와 감귤, 당근 같은 과일과 채소류가 효과가 있다. 이번 연구는 과일, 채소와 사망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것이지 둘 사이에 인과관계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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