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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무병장수는 환경요인이 70%


100세까지 무병장수하는 사람은 보통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천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수명도 후천적인 요인이 많다.


유전적 요인은 100세까지 무병장수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아니며 환경적, 사회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에서 5년간 75세 이상 나이로 사망한 14만 여명을 조사한 연구이다. 그 결과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 100세 무병장수는 20~35% 정도였다. 중요한 요소는 경제적 상황, 1차 진료기관 접근성, 대기오염 정도, 녹색 공간 노출 여부 등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오래 건강하게 사는데 필요한 중요한 요소였다. 노년층만 모여 있는 것보다는 젊은 인구비율이 높고 다양한 연령층이 혼재돼 있는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활 속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각종 편의시설이 많은 도심지역이나 소공원이나 녹지가 잘 형성된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심지역은 대기오염이 있지만 덜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갖고 의료기관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외지역의 경우는 지역사회 참여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걷기 쉬운 환경이 형성돼 있고 자연환경과 가까워 가벼운 운동 등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운동하기 좋은 시설이나 자연환경을 갖추고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살며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연환경은 중요하다. 연구에 의하면 도심 녹지 공간이 10% 증가할 때마다 65세 미만의 조기 사망 발생률이 7% 감소한다. 도심 녹지에는 개인 정원, 공원, 스포츠 경기장의 잔디, 도로 주변의 나무, 해안가 등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개인의 생활 방식, 경제 상황, 녹지 공간의 이용정도 등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분석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작은 녹지 공간이라도 조기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므로 녹지 공간 조성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https://jech.bmj.com/content/early/2022/09/08/jech-2022-219111


60개 국가를 대상으로 경제상황을 반영한 연구결과도 있다. 이 연구를 보면 경제가 발전한 도시일수록 도심 속 녹지 공간이 시민 행복에 큰 영향을 준다. 60개 국가 중 GDP 하위 30개 국가는 경제 성장이 행복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가난할수록 먹고사는 문제가 행복을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8,000달러가 넘는 도시에서는 녹지 공간 확보가 경제 성장보다 행복에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국가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모든 도시에서 녹지 면적이 넓을수록 행복도가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지역이 분석에 쓰였으며, 도심 녹지의 면적이 과거보다 증가하며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는 매일 수만 대의 자동차가 지나다녀 매연과 소음이 많다. 파리시는 2030년까지 여기에 길이 2km, 넓이 15만㎡의 거대한 도심 녹지를 만든다. 서울시 역시 광화문과 서울역, 용산, 한강을 잇는 7km 구간의 차로를 줄이고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힌 녹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심 녹지가 시민 건강과 행복 그리고 장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연 환경은 신체 활동을 촉진하고, 대기 오염 물질을 흡수하며 유익한 생물학적 다양성을 높인다. 자연과 가까이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 호흡기 질환과 정신 장애 발생 가능성이 적다. 또, 도심 녹지는 도시의 폭력 범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조기 사망률을 줄이고, 아이들의 지능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아이들의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으며 학습능력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어떤 곳에 살아야 하는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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