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코로나 걸렸어도 백신 맞았어도 다시 걸리면 더 위험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알려진 것만 수백 종에 달한다. 인간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신종 코로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SARS-CoV),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 등 모두 7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common-cold virus)는 왕관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기를 가진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이다. 


집단면역은 집단의 ‘상당’ 부분이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진 상태이다. 인구 내 60%가 면역을 가지고 있으면 전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된다.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일수록 집단면역 형성이 중요해진다. 공기전파가 가능한 홍역의 경우 인구의 95%가 면역력을 갖춰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면역은 병원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체를 죽인다. 질병마다 면역의 효과, 유지기간 등은 다르다. 면역 수준을 알아야 하는 것은 질병의 확산을 통제하고 감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코로나19에 ‘집단 면역’을 내세웠던 스웨덴은 면역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를 맛봤다. 2020년 4월 말까지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비율이 전체 인구의 7.3%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스웨덴 정부 정책의 실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스웨덴 정부는 2020년 5월 초까지는 스톡홀름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6월 중순까지는 40~60%의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한다고 추정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면역 관련 연구결과 40여개를 분석한 결과이다. 그 결과 코로나19가 향후 몇 년간 지속해서 발생하는 5번째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 확인된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7종이다. 메르스나 코로나19, 사스처럼 중증폐렴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 3종과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증상을 코로나바이러스 4종이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 4종과 같이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향후 몇 년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 근거로 코로나바이러스의 면역력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증상이 가벼운 코로나바이러스 4종의 경우, 회복 80일 만에 재감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코로나19의 경우 면역은 시간이 지남이 따라 줄 것이며 회복 80일 이후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1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면역 회피 진화 흔적이 발견되었다. 감기 코로나 4종 중 2종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진화 흔적이 많았다. 감기에 자주 걸려도 면역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신종 코로나 역시 변이에 의하여 면역 회피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2021년 4월에도 이러한 변이가능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오래전부터 인간들 사이에 널리 퍼져 가벼운 감기 증상을 일으켜 온 계절성 인간 코로나 4종 중 하나(229E)에 감염되면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재감염이 방지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항원이 변하는 진화가 이뤄지면 면역계는 같은 바이러스가 다시 침입해도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축적된 돌연변이로 오래전 분리한 혈장의 항체를 피한다. 다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도 유사한 진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축적된 감기 바이러스는 혈장 항체의 중화 작용을 회피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 기존 백신의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종 코로나 변이가 계속 나오면 코로나 백신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020년 말부터 전 세계에서 시작되었다. 일부 연구에서 코로나19 증상이 거의 없는 무증상과 경증 환자에게서 빠른 속도로 항체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며 면역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2020년 6월 중국 충칭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 무증상 환자 중 40%가 2~3개월 내 항체 검사결과에서 음성으로 확인된다고 발표하면서 무증상자의 재감염 위험이 제기되었다. 그런데 국내 무증상 및 경증 환자 58명을 분석한 결과 감염 8개월이 지난 후에도 최대 8개월까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감염 8개월이 지난 후에 최소 69%에서 최대 91.4%의 항체 양성비율을 보였다. 8개월이 지났음에도 많게는 10명 중 9명까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여성은 82.9%에서 94.3%를 보여 47.8%에서 73.9%를 보인 남성에 비해 항체 양성비율이 높았다. 이렇게 과거 연구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은 기존 연구의 분석법이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면역이 일어난 이후 항체가 오랜 기간 유지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백신의 항체 지속 여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2021년 7월 코로나19 방역을 풀고 독감처럼 관리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반대 입장이다. 독감보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훨씬 높고 처음 겪는 신규 감염 병이기 때문에 면역을 갖고 있는 인구가 많지 않아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변이도 어떤 상황을 만들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내놨다.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이다. 계절 독감은 수십 년 동안 겪어온 질병이자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을 어느 정도 유지해오고 있는 감염 병이다. 계절 독감의 치사율이 0.1% 전후라고 하면 코로나19는 1.25% 전후이다. 백신 영향으로 치사율이 떨어지고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가 많은데 방역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자가 늘어나면 관리 인력과 의료진이 더 필요하고 병상 부족으로 의료 시스템에 공백이 생겨 결과적으로 사망률이 다시 올라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방역을 풀기엔 백신 접종률 자체가 낮다. 질병관리청은 1~2년 이후에야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한 부분들이 좀 더 정리가 되고 1~2년 사이에 어느 정도 접종 인구들이 많아지고 정보가 쌓이게 되면 이후에 코로나19를 어떤 전략으로 관리해야 할지 계속 수정과 보완을 거치게 될 것이다.


2022년 11월 발표된 연구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이 피부로 다가온다. 2022년 말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는 새로운 변종이 출현하고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지역마다 감염자가 급증하였다.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렸거나 백신을 몇 차까지 맞았으면 다시 걸릴 위험이 떨어지고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백신을 맞는 사람이 매우 적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다시 걸리면 장기 기능 부전(organ failure)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코로나19 재감염자는 사망 확률이 2배, 입원이 필요한 중증은 3배 높다. 반복 감염 환자는 폐질환 발생 확률이 3.5배, 심장질환 3배, 그리고 뇌질환 발생 확률은 1.6배 높았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2-02051-3


코로나19는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우며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직은 예단할 수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100세 무병장수는 환경요인이 7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