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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예방하고 즐거운 음주법


음식문화와 암


1960년대 초 암 발생률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특정 음식이 특정 유형의 암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암 위험이 낮은 국가에서 더 높은 국가로 이주하면 이주한 국가의 암 발생률과 일치하거나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단과 생활방식이 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그 이후로도 특정 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특정 음식과 식습관이 확인되었다.


100% 과일주스도 암과 관련


당분이 많은 음료를 마시면 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 가당 음료뿐만 아니라 100% 과일주스도 암과 관련이 있다. 10만여 명을 9년 동안 추적 조사한 통계수치이다. 당분 음료가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고, 또 비만은 여러 가지 암의 유력한 위험 요인으로 인정된다. 과체중과 체중 증가가 가당 음료와 암 발병 위험 사이를 연결하는 요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흥미롭게도 체중과 상관없이 가당 음료와 암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이고 물로 대체하고 과일주스보다는 과일을 먹어야 함을 보여준다.


고지방 음식 대장암 발생


장 내 세포는 매일 수백만 개씩 죽는다. 그래서 장의 줄기세포는 장 내벽의 상피세포를 끊임없이 새것으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대장암이 생길 수 있다. 지방산은 장 줄기세포의 세포재생에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장에 지방(dietary fat. 음식으로 섭취된 지방)이 너무 많으면 줄기세포 수가 증가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고지방 먹이를 먹은 생쥐는 장의 줄기세포 수가 증가한다. 이는 고지방식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맛있게 구운 고기는 1급 발암물질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탄 부분에서 발생하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Heterocyckic amine, HCA)과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PAH) 등은 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은 인체 안에서 효소에 의해 대사 작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 DNA와 결합하면서 암세포를 성장하게 하여 암을 유발한다. 불로 가열해 완전히 익힌 고기는 이러한 화학물질(Heterocyclic amines, HCAs)이 증가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는 오래전에 나왔다.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은 바비큐나 고기를 직접 불에 구워 조리하는 직화(Flame-Broiling)로 익히면서 숯처럼 검게 탄 고기 속에서 다량 발견된다. 이 화학물질은 육류와 어류를 굽거나 튀길 때 생기는데, 가열하면 고기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 아미노산과 크레아틴이 결합해 만들어낸다. 이 화학물질은 DNA와 결합해 돌연변이 세포를 생성한다. 가금류나 생선보다 불에 구운 소, 양, 돼지 등의 붉은 고기 속에 훨씬 더 많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의 유전자 구성(genetic makeup)은 구운 고기에 대한 반응을 달라, 육류 표면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로부터 영향을 받는 정도도 사람마다 차이가 나고 암 유발 가능성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탄’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만 않는다면, 큰 위험은 없다는 의견도 강하다.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구운 고기와 함께 너무 많은 후식과 탄산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구운 고기를 먹는 것이 흡연이나 음주의 위험성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벤조피렌(Benzopyrene)은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인체에 축적되면 암을 유발하여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었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다. 소, 돼지, 양 같은 육류를 불로 가열하면 그 표면에 있는 지방(fat)과 즙(juices)을 태우면 나는 연기에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가 들어 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1급 발암성 물질로 벤조피렌(Benzopyrene)도 여기에 속한다. 벤조피렌은 담배 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나오는 연기에 포함돼 있다. 과학자들은 검게 그을린 고기가 췌장암, 직장암, 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뜨거운 음료와 식도암


뜨거운 음료도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 연구 기관(IARC)은 온도가 65°C 이상인 음료를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것은 특히 남미 및 아시아에서 식도암 위험이 상당히 연관성이 높다.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덜 뜨겁거나 찬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보다 식도암에 걸릴 확률이 거의 2배나 높았다.


버섯은 진정한 항암 음식


매일 18g의 버섯을 먹은 사람들은 버섯을 먹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암 발병 위험이 거의 반(45%)이나 더 낮다. 55년 동안(1966~2020) 발표된 암 연구 17개를 메타분석 해 1만9,500명 이상의 암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버섯 섭취와 암 위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이다. 버섯에는 항산화물질인 천연 아미노산 화합물(ergothioneine)이 풍부해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암 중에서도 특히 유방암 위험이 상당히 낮았다.


알코올과 암


알코올 관련 암은 구강암을 비롯해 식도암, 인후두암, 간암, 직장암, 유방암 등 알코올과 암 사이 인과관계가 밝혀진 암을 말한다.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 450여만 명을 6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이 중 약 5%가 암 진단을 받았다. 이 가운데 37.2%가 음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의 암 발생의 3분의 1 이상이 음주와 직접 관련된다. 특히 음주는 하루 섭취량에 따라 암 발생에 차이를 보였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던 사람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위험이 덩달아 커졌다. 소량 음주 3%, 보통 음주 10%, 과음 34% 증가했다. 소량 음주자는 하루 기준 맥주 375mL 또는 소주 1잔 반, 보통 음주는 맥주 750mL 또는 소주 3잔, 과음은 그 이상 먹는 사람이다. 평소 술을 마시던 사람이 음주량을 늘리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소량에서 보통으로 늘면 10%, 과음자가 되면 17% 높아졌다. 보통 음주자가 과음하면 위험도가 4% 올랐다. 알코올 관련뿐만 아니라 모든 암으로 넓혀도 비음주자였던 사람이 과음하면 암 위험이 12% 높아졌다. 소량 또는 보통 음주자였던 사람도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암 발병 위험이 각각 9%, 1% 증가했다. 술을 끊거나 줄이면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분명했다. 이 중에서도 과음에서 보통으로 줄이면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위험이 9%, 전체 암 발병 위험은 4% 감소했다. 소량으로 더 줄이면 그 위험도는 각각 8%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95595


술을 먹을 때 안주를 잘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육류나 지방이 많은 안주는 피한다. 뜨거운 찌개도 좋지 않다. 해산물과 버섯 또는 채소가 많이 들어간 안주가 좋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나리가 듬뿍 들어간 복어 국을 식혀서 안주로 하면 아침에 머리도 맑다. 적당한 음주에 좋은 안주라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인생이 너무 건조하면 살맛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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