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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Dec 07. 2022

반려견과 고양이는 누가 더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말이나 소 등은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가축화가 이루어졌다. 고양이는 언제 어디서 인간과 살게 됐을까? 다른 가축과는 달리 고양이의 ‘원조’는 단일한 기원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에게 먹이를 찾아온 야생 고양이와 곡식을 축내는 쥐를 제거해야 하는 인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공생 관계를 토대로 한 가축화가 시작됐다. 인류가 기원전 약 1만 년경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을 끼고 있는 메소포타미아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정착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고양이는 인간에게 다가왔다. 집고양이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집트, 이스라엘, 이라크로 이어지는 지역)에서만 가축화가 이뤄지고 이후 인간의 이동 경로를 타고 세계로 퍼져나갔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채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면서 지역에 따라 유전자 구성이 다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37-022-00568-4


집고양이는 야생으로 돌아가면 동물을 사냥하면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하게 가축화된 것은 아니다. 도시 고양이는 아파트에서 살지만, 시골 고양이는 집에서 키워도 들에서 쥐를 잡아먹는다. 하지만 개는 자연에서 살기 어렵다. 유기견을 보면 제대로 먹지 못해 삐쩍 마르고 초췌한 모습이다. 개의 가축화 시점은 2만 7000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개는 고양이보다 훨씬 먼저 가축화되면서 ‘야생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반려견은 일방적으로 사람을 따르지만 놀이나 행태를 보면 고양이보다는 더 인간 의존적이고 덜 ‘영특’해 보인다. 고양이는 사람을 반려견처럼 따르지 않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이며 까불까불 뛰노는 모습이 인간이 봐도 웃음이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놀랍게도 고양이는 영장류가 아닌 포유류 중에서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게놈 구조를 가진다.     


반려견은 배신하지 않는 충성스러운 동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지나치게 인간 의존적인 동물이다. 반면 고양이는 독립적이지만 나름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사람은 대체로 자신에게 꼬리치는 ‘존재’를 더 좋아한다. 반려견의 지나친 가축화는 생명의 독립성을 해치는 면이 있다. 공생과 기생은 생명 계의 한 축이지만 지나치면 생명이 노리개로 취급할 수 있다. 그래서 키우다가 늙으면 버리는 유기견이 많아진다. 불행하게도 반려견은 야생에서 독립할 수 없고 늙어서 버리면 치명적이다. 결국 수많은 반려견이 죽음으로 몰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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