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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an 08. 2023

푸르렀던 눈 덮인 그린란드, 22세기 다시 푸르른 땅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고 85%가 얼음으로 덮여 있다. 그동안 그린란드가 최소 260만 년 전부터 쭉 얼음으로 뒤덮였고, 과거의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았다.


그러나 1960년대 초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으로 그린란드가 한 때는 푸르른 땅이었음이 밝혀졌다.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 미국과 소련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1962년 소련은 비밀리에 쿠바에 핵미사일을 설치하려고 하였다. 이로 인하여 전쟁의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지만 가까스로 미사일 철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미국도 맞불을 폈다. 1962년 그린란드 북서부에서 얼음을 발굴하는 극비 작전을 펼쳤다. 그린란드의 빙하 밑에 핵미사일 수백 개를 숨길 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기지 건설은 실패했다.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터널이 뒤틀리고 붕괴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군 소속 과학자들은 기지의 기초공사를 위해 얼음 밑 1.38㎞까지 시추해 얼음 코어를 추출했다. 또 1.4㎞ 깊이까지 더 파고들어 3.44m 길이의 얼음 코어 퇴적물을 채집했다. 


당시 1.4km 깊이에서 발견된 퇴적물을 2017년 미국 버몬트대학 연구팀이 분석하였다. 2019년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퇴적물에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분석결과 그린란드는 한때 이끼와 풀뿐만 아니라 전나무까지 자라는 곳이었다. 퇴적물이 발견된 곳도 퇴적 당시 해발고도가 훨씬 낮아 그린란드 대부분이 얼음에 덮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린란드는 한때 식물이 무성한 녹색의 땅이었다. 지난 100만년 사이 최소 한 차례 이상 거의 녹아내린 적이 있었다. 얼음이 없는 시기는 수십만 년간 계속되었다. 그린란드는 정말로 ‘그린’ 랜드였다. 그린란드 북부는 200만~300만 년 전 지금보다 11~19도 더 따뜻했다.


2022년 그린란드 최북단의 퇴적물에 쌓인 약 200만 년 전의 유전자 미세 파편에서 당시의 동식물을 밝혀낸 연구가 발표되었다. 1만 년 전 멸종한 코끼리를 닮은 마스토돈과 순록과 사슴, 토끼, 나그네쥐, 거위 등 다양한 동물, 투구 게와 녹조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포플러나무와 자작나무, 측백나무 등의 식물과 미생물도 있다. 마스토돈은 아메리카 북부와 중부에만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그린란드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5453-y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면 대규모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린란드는 전체 해수면 상승의 22%를 차지한다. 그린란드 얼음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 높이가 6m 이상 높아져 뉴욕, 마이애미 등 해안의 주요 도시들이 바닷물에 잠긴다. 냉전시대 미국의 극비작전의 결과 미국에게 경고장이 날아왔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미국 뉴욕 시가 물에 잠긴다는 경고이다. 그린란드는 최근 30년간 평균 기온이 1.5도 올랐다. 세계 평균의 2배이다. 21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온대기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마 전 세계에서 땅값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한다. 202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이 지금 그린란드 땅을 사면 거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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