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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검사를 둘러싼 효과 논쟁을 보면서 드는 생각

대장암은 전 세계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다른 암보다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을 위한 내시경 검사가 중요한 이유이다. 조기진단 방법은 대장내시경과 면역화학 검사법이 있다. 전자는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대장암 조기 진단 검사로 권장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활용하고 있다.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대변 면역화학 검사(Fecal Immunochemical Test, FIT)는 새로운 방식이다. 대변에 섞여 나오는 혈액 성분이나 DNA를 이용해서 대장암을 찾아낸다. 검사 정확도는 90% 내외 내시경 검사보다 낮지만 검사주기가 1년이고 간편하다.


많은 사람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다. 그래서 ‘용종’이 발견되면 제거한다. 그러나 대장내시경 검사는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하기 위해 널리 시행되지만 대장암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내시경 검사의 효용성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과학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1건의 대장암 징후를 발견하기 위하여 455건의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대장암이 발생한 비율은 내시경 검사를 받은 그룹이 0.98%,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그룹이 1.2%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암 발견을 목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은 사람과 의사의 조언에 따라 검사를 받은 사람의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큰 차이가 없다.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최장 10년 간 관찰한 결과로 그냥 검사를 한 사람의 사망위험률은 0.28%, 의사의 권유인 경우 0.31%로 0.03% 차이이다. 대장암 등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전자는 11.03%, 후자는 11.04%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는 미국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022년 발표되었다.


이에 대하여 과학저널 「네이처』는 2023년 1월 비판기사를 실었다. 이 연구는 신뢰성에 문제가 있으며 내시경검사가 대장암 조기 진단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주장이다. 연구의 문제도 지적했다. 제이슨 도미니츠(Jason A. Dominitz)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교수는 내시경 검사 참가자 증 실제 검사를 받은 사람이 42%에 불과한 것은 실험과정에서의 문제점이라는 주장을 했다. 도미니츠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볼 때 모든 참가자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경우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0.3%에서 0.15%로 감소한다는 주장이다. 에이미 크누센(Amy Knudsen) 하버드대학 의대 교수는 10년의 추적 기간은 짧으며, 10년보다 긴 시간을 추적했다면 내시경 검사의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3-00020-5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주장’일 뿐이다. 연구로 그 주장을 입증할 숙제가 남아있다.


몰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대장암을 조기에 예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50대 미만에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은 대장암이다. 매년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와 일본은 젊은 성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2% 증가, 영국은 약 3%, 한국과 에콰도르는 5%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생의 증가는 심각한 수준이다. 1988년과 2015년 사이 27년 동안 선진국의 50대 미만 대장암 발생률은 10만 명 당 8명에서 13명으로 63%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장암과 직장암에 걸리는 20~40대 성인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1950년대 생과 비교할 때 1990년대 생은 직장암 발병 위험은 4배, 대장암은 2배에 달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보다 중요한 것은 대장내시경을 유발하는 식생활 개선, 운동 등이 더 중요하다. 대장내시경의 효과연구보다 건강과 생사에 더 결정적인 것은 바로 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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