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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단축시킬 선정적인 과학 뉴스 "짜게 먹어도~"

어린 시절의 경험은 유전자의 발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지어 수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노년의 건강과 수명은 젊었을 때 또는 심지어 자궁에서 경험한 것에 달려 있다.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새끼 때 단 음식을 먹은 초파리는 성체가 된 후 식단을 개선해도 수명이 짧아진다. 어린 시절 경험이 청소년기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가져오고 그것이 ‘기억’되어 반평생 이상 후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기에 당분을 많이 먹으면 건강뿐만 아니라 수명도 줄어들 수 있다. 부모가 당분이 많은 음식을 아이들에게 주면 자녀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정보이다.


소금 등 나트륨은 인체의 필수성분이지만 많이 먹으면 건강을 안 좋고 수명도 짧아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1일 4.5~5g 이상 나트륨을 먹으면 심혈관 질환 사망과 총 사망률이 올라간다. 또 너무 적은 양의 나트륨을 먹어도 사망률이 올라간다.


2023년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g(소금 5g)이다. 높은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을 유발하고 심장 질환 및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전 세계적으로 소금 소비를 권장 수준으로 줄이면 매년 약 250만 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을 2.3g으로 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3.3g 대를 소비한다. 우리나라는 2011년 4.8g이었으나 2020년 3.2g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2023년 1월 짜게 먹어도 장수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잘못된 속설이라는 취지의 보도가 여러 언론사에 나왔다. 


2022년에 나온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나트륨은 사망에 끼치는 영향은 없으며, 칼륨 섭취가 많으면 사망률은 최대 21% 낮아진다는 연구이다.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nut.2022.1053585/full


그러나 이 연구에서 관찰한 사람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5g으로 정상적인 나트륨 섭취량(2.3~4.6g/일)이다. 이 연구 논문에는 언론보도에 나타난 그런 ‘선정적인’ 표현도 없다. 이들 언론 보도는 연구대상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상반된 연구 결과도 있다는 것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사람들을 혼란시켰다. 아마 많은 사람의 뇌리에 심어졌을 것이다. 사람 잡는 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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