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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 따라 강남 가면 비만 된다!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미생물과 바이러스로 인한 비만도 있다. 1980년대 인도에서 비만 환자를 치료하면서 전혀 살이 빠지지 않거나 살을 뺏는데도 다시 몸무게가 돌아오는 사람들 이야기가 이점을 잘 보여준다. 당시 인도 전역에 조류바이러스(SMAM-1)가 돌아 많은 닭이 폐사하였는데 죽은 닭이 지방이 아주 많이 축적돼 있음이 발견되었다. 그 바이러스를 살아있는 닭에게 주입하였더니 체중이 늘었다. 감기와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Ad-36)도 인간에게 지방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바이러스 때문에 비만이 될 수도 있다. 바이러스성 비만이라고 부를 수 있다.


호흡기감염 비만도 있다. 비만이 병균처럼 사람 간에 호흡기를 통하여 전염될 수 있다는 말이다.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호흡기 질환을 피하느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지만 비만도 호흡기를 통하여 전염된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 몸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중 3분의 1가량은 공기 중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 공기를 통해 타인의 몸속으로 침입할 수 있다. 쥐를 통한 실험을 보면 비만 체형의 쥐에게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마른 체형의 쥐에게 주입했더니 날씬했던 쥐는 비정상적으로 체중이 불어났다. 따라서 날씬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날씬해질 수 있다. 자신의 가족, 만나는 친구들 그리고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터 장내미생물이 ‘감염’될 수 있다는 말이다. 좋은 장내미생물이면 날씬해지고 반대이면 비만이 될 수 있다. 근거 없는 사이비 과학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것은 2023년 과학적으로 확인되었다. 그것도 전 세계 20개 국가 및 18개 기관이 연구에 참여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전파에 관한 가장 크고 다양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결과이다.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집, microbiome)은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말한다. 연구결과를 보자.


마이크로바이옴의 첫 전파는 사람이 태어날 일어난다. 어머니와 갓 태어난 아기의 마이크로바이옴은 반 정도 같다. 아기가 태반, 질 등 모체와 모유에서 얻은 마이크로바이옴은 매우 오래 지속된다. 이후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미생물군집이 들어온다. 유아기 때 발견되지 않았으나 성인이 된 후 발견된 마이크로바이옴은 가족, 친구, 사회생활을 통해 얻는다. 같은 아파트에 살거나 지속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 공유한 시간에 따라 교환되는 박테리아의 수도 비례한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보다 수평으로 전파되는 비율이 더 높다. 동거인들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의 균주 공유율은 32%인데 반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주 공유율은 12%이다. 동거 시 구강 균주 공유 비율이 동거하지 않을 때보다 10배 더 높았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5620-1


장내미생물은 처음에는 가족의 영향이 가장 크다. 자라면서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장내미생물이 또한 변한다. 게다가 어디서 사느냐 그리고 자신이 만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장내미생물이 바뀐다. 아무 친구나 따라서 강남 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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