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물리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여성의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20% 정도이다. 수학과 통계는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는 여성이 40% 정도로 높지만, 박사 학위에 이르면 29%로 떨어진다. 지난 10년 간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여학생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2018). 이런 자료를 있는 그대로 읽으면 여자는 남자보다 수리과학에 선천적으로 약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2019년의 연구결과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은 15세의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세 분야의 능력을 시험한다. 읽기 분야에서는 여학생이 더 높은 점수를, 수학과 과학에서는 남학생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왔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의 결과를 분석했다. 시험 시간이 흐를수록 뒤에 있는 문제일수록 남녀 모두 정답률이 떨어졌다. 뒤쪽으로 갈수록 어려운 문제가 나왔기 때문도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학생의 정답률이 더 많이 떨어졌다. 수학은 시험초기에는 남학생의 성과가 뛰어났지만, 뒤로 갈수록 남녀가 거의 똑같아졌다. 시험 시간이 길수록 수학, 과학 분야에 서 남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읽기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오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되었다. 수학에서는 한 문제라도 꾸준히 생각하고 오랫동안 집중해서 푸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성이 오히려 수학에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이런 연구는 앞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묻힐 수 있는 재능을 살릴 수도 있는 일이다.
수리과학 분야에 대한 성별 차이는 남성적 문화, 어린 시절 수리화학 분야 노출정도,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자신의 차이 때문이다.
https://psycnet.apa.org/record/2016-48466-001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남녀 학생들의 수리과학(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STEM) 과목에 대한 흥미도와 성적을 좌우한다. 영국인과 일본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인들은 수리과학이 남성에게 더 적합하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영국인들은 수리과학 분야를 공부하는 여성은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여성들보다 덜 매력적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지적인 여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고 있고 성 평등 지수가 영국보다 낮아서 여학생의 수리과학 분야진출을 이끌어 내기가 영국보다 더 어렵다.
https://journals.sagepub.com/doi/10.1177/09636625211002375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학업성취도에 대한 국제비교를 위해 3년 주기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실시한다. 전 세계 80여개 국가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3개 분야에 대한 평가이다. 그 결과를 보면 많은 나라에서 읽기는 여학생이 강세를 보이지만 수학, 과학 분야는 남학생의 성적이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남녀 간 차이가 생물적 요인 때문인지, 문화적 요인 때문인지를 놓고 전문가들이 논란을 벌인다. 그러나 2015년부터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에서 여학생이 모든 분야에서 남학생을 앞질렀다. 남성과 여성의 수학 능력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지는 알아내기 어렵다. 근본 원인을 알아내려면 외적인 환경요소가 모두 사라져야 한다. 지금 당장은 선천적인 능력을 판단하기에 너무 많은 요소가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