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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에 대한 짧은 지식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아기는 백지 상태로 태어나며 성 정체성뿐만 아니라 성적 취향도 사회 인습에 의해 상당 부분 후천적으로 결정된다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었다. 사회 환경이 결정적이라는 견해이다. 1980년대까지 사람들은 아이가 백지상태에서 태어난 이후 사회적 영향에 의해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방향으로 유도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오류로 판명되었다.


남자냐 여자냐, 수컷이냐 암컷이냐는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 유전자로 성별이 정해지면 겉모습도 결정된다. 남자 유전자는 남자의 몸으로 여자 유전자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다. 당신이 여자의 몸을 가졌다면 여자 유전자를 가진 것이다. 아이의 신체적인 성별은 수정 순간에 확정된다. Y염색체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생산을 야기하고, 테스토스테론의 생산 여부에 따라 태아의 생식기는 임신 6~12주에 여성 생식기 또는 남성 생식기로 발달한다. 다시 말해 성 염색체는 인간의 성기를 결정짓는다. XX 염색체를 가진 아이는 여성 성기를 XY 염색체를 가진 사람은 남성 성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유전자에 의하여 성별이 확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의 성 정체성이 자궁 안에서 확정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성 정체성은 인간이 가진 성 염색체와는 다른 것이다. 임신 후반기에는 뇌는 남성적인 방향 아니면 여성적인 방향으로 분화되는데, 여아들과는 달리 남아들은 그 시기에 높은 농도의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한다. 이 단계에서 우리의 성 정체성, 즉 남자 또는 여자라는 감정은 뇌 구조 속에서 고착되어 다시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자궁 안에서 아이가 접촉하는 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에 따라 뇌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 즉 남자인가 여자인가라는 관념이 생긴다. ‘대부분의’ 경우 XX 염색체를 가진 아이는 자신을 여자로 인식한다. 그러나 XX 염색체를 가졌음에도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뇌에 인식되는 아이도 태어난다.


테스토스테론은 뇌를 남성적인 방향으로 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안드로겐 불감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지만 신체가 그것에 반응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외부 생식기뿐만 아니라 뇌도 여성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쉽게 말해 ‘기능적으로’ 여자이다. 이런 사람들은 유전자는 남자(XY)인데도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된다.


반대로 부신질환(선천성 부신 과 형성. 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CAH) 때문에 자궁 안에서 많은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여자 아이는 음핵이 강하게 발달해서 가족 관계 기록부에 남자로 신고 되는 일도 생긴다. 이런 여자 아이는 모두 실제로 여자이다. 그러나 이중 2%는 나중에 자궁 안에서 남성적인 성 정체성이 형성된다.


이러한 생물학적 모순 또는 오류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꽤 많다. 그것은 자연적인 오류이다. 자연의 실수인지 창조의 오류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한 일이다. 그러한 오류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불행하다. 인간을 포함한 생물계는 평균적인 모습 또는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유전자 기준으로 성별을 바꾸려면 뇌를 조작해야 가능하다. 이것이 윤리적인가?


이렇게 자신의 몸과 본인의 성 정체성과 다르면 고통스러울 것 같다. 한 번만 상상해보기로 한다. 자신이 남자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어떤 여성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데 자신의 몸은 여자라고 가정해보자. 생각만 해도 혼란스럽다. 이런 성별 불쾌감은 자살, 우울증, 불안장애, 정서조절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호르몬 치료가 시도되기도 한다. 성 결정 호르몬 치료(Gender-affirming hormone therapy, GAHT)가 그것이다. 성 결정 호르몬은 개인의 성 정체성에 맞추어 신체적 특징을 바꾸어준다. 신체적인 성과 성 정체성이 유사해지면서 불쾌감이 줄어든다. 트렌스젠더 및 ‘중성’(nonbinary, 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청년의 우울감과 불안감을 줄이고, 성별을 신체적 특징에 맞춰 받아들이도록 해 성 정체성 인식 및 성별 불쾌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06297


이를 받는다고 후회하거나 평생에 지장을 줄 부작용이 있는 위험한 치료는 아니다. 이러한 연구를 한 연구자들은 임상의사, 과학자, 그리고 대중이 이번 연구를 통해 과학적 정보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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