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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과 남아선호의 공존


고래는 대부분 모계사회이다. 암컷 중심으로 집단을 이루고 암컷을 우대하는 성차별도 나타난다. 고래는 수천만 년 전 바다로 진출한 포유류이다. 바다는 먹이가 풍부하고 먹이를 숨기거나 저장할 곳과 방법이 없다. 그러나 바다에 살려면 체온 유지가 어렵다. 14종의 수염고래는 여름에는 플랑크톤이 번성하는 바다에서 먹이를 섭취해 지방을 비축하고 나머지 6개월은 거의 먹지 못하는 방식에 적응했다. 이빨고래 76종은 초음파를 쏘아 먹이의 위치를 파악하여 먹이를 사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몸길이가 수십m인 대왕고래는 새끼에게 매일 200㎏가 넘는 모유를 먹이는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한다. 수유 기간에 어미는 훨씬 많은 먹이를 먹어야 한다. 젖을 뗀 새끼 고래를 돌보는 일도 오로지 어미의 몫이다. 사냥지식이나 이동경로도 어미가 가르친다. 어미와 새끼 사이의 유대는 고래 사회의 중심으로 암컷끼리의 유대가 중요하다. 나이 든 암컷은 돌봄에 치중함으로써 무리에 기여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인간사회도 과거 유목과 농업이 중심이던 사회에서는 대부분 부계사회였다. 현대사회는 힘센 ‘수컷’이 필요하지 않다. 남녀가 평등하게 하는 사회로 진화하면서 남녀평등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은 세계적으로 남아있다.


세계적인 남아선호로 인해 2100년까지 여자 아이 출산이 거의 3천 명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남아선호는 성감별 낙태로 이어지고 특히 유럽 동남부 지역과 남아시아 및 동아시아에서 낙태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남아선호는 고래에도 남아있다. 암컷 범고래는 먹이를 잡으면 반으로 쪼개 새끼에게 준다. 암컷 새끼는 가임 연령에 도달하면 먹이를 주지 않아 독립시킨다. 수컷 새끼는 성체가 돼도 계속 먹이를 준다. 심지어 다음 새끼를 낳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기르는 데 힘쓴다. 그래서 수컷을 낳고 키우는 동안 다음 새끼를 낳을 가능성이 반으로 줄어든다. 수컷 새끼를 잘 키우면 번식 상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범고래는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이런 번식전략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https://doi.org/10.1016/j.cub.2022.1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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