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의 업데이트 입니다.
우선 알아야 할 것은 영유아는 아직 교육을 받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점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뇌는 300~400 그램으로 성인의 4분의 1 정도이다. 한 살이 되면 1kg, 사춘기가 되면 1.3~1.5kg이 되어 성인 뇌와 비슷해진다. 뇌는 처음에는 기본적인 골격과 회로만 있고 거의 어떤 정보도 입력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자극과 경험을 통해 정교하게 회로를 만들어간다. 0~3살에는 뇌세포의 연결인 시냅스가 급속도로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3세까지는 만지고, 맛보고, 듣고, 말하고, 보는 등 오감을 자극하여 뇌를 자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3살 이후에는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속도가 균형을 이룬다. 3~5세까지는 감정이 크게 발달하므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릴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교육학자들은 나이에 따른 뇌 발달에 따라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유아기 때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불안 및 우울, 주의 집중 문제, 신체 증상 등의 문제행동 점수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1.5배가량 높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에 부모들은 어린아이를 사교육과 학원으로 보낸다. 주변 아이들도 다 학원에 다니고 학원들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 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 ‘언어는 일찍 배울수록 인지 발달에 좋다.’ ‘영유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평생을 결정한다.’ 등의 주장이 난무한다.
그러나 ‘과학적’ 진실은 다르다. 언어발달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태어나서 5세 정도까지 감각 기능과 언어 등이 급격하게 발전하여 신경계가 확립된다. 청각장애인이라도 5세 전후부터 말을 배우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렇게 결정적 시기에 말을 배우지 못하면 뇌에서 언어 신경계가 발달하지 않아 언어 습득이 어렵다. 이것은 19세기의 사례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야생아(野生兒, wild child)는 어릴 때 인간으로부터 격리되어 산 아이를 말한다. 동물과 살거나 산속에서 혼자 자란 아이가 그 예이다. 1798년(또는 1799년) 장 이타르(Jean ltard)라는 의사가 야생에서 11~12세 정도로 추정되는 빅터라는 아이를 발견했다. 숲에서 발견된 이 아이는 네 발로 걷고 말도 하지 못했다. 몇 년간 교육을 시켜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일부 터득했다. 그러나 언어치료는 실패하였다. 야생에서 혼자 살아가는 법은 습득했지만 언어기능은 상실한 것이다. 이 아이이야기는「와일드 차일드」라는 영화로도 나왔다.
여기서 언어란 말을 듣고 하는 것을 말한다. 결코 문자를 말하지 않는다. 교육 선진국에서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만 6세 이전에 문자를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기도 한다. 특히 외국어는 조심하여야 한다. 외국어를 6살 이전에 시키면 언어 시스템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아이 뇌의 창의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다. 사춘기부터 언어 학습을 관장하는 뇌 부위의 가소성이 감소하며 성인이 되면 언어를 배우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2007년 OECD는 뇌와 관련한 신화 8개를 소개하면서 그 첫 번째로 바로 “세살 무렵 뇌에서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것이 대표적인 오류이자 ‘신화’로 과학적 근거가 없다. 만 3세까지가 뇌 발달에 결정적 시기라는 주장은 뇌의 시냅스에만 한정된다. 시냅스의 재배열 과정, 패턴형성, 네트워크 형성 등 더 중요한 과정은 전 생애에 걸쳐 발달한다. 뇌가 유아기에 80% 이상 발달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지만, 이 시기에 뇌를 자극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모의 스킨십이며 그다음은 충분한 수면이다. 안아 주고 잘 재워 주면 된다. 너무도 쉽지만 잘 깨닫지 못 하는 사랑이자 교육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