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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회성 개미의 기생과 한국사회의 부패


중생대(Mesozoic era)는 약 2억4500만~6500만 년 전의 시기로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구분된다. 중생대에 최초의 사회성 동물인 개미와 벌 등이 출현하였다.


개미는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이다. 처음 알에서 나오면 지렁이처럼 몸통만 있는 애벌레가 된다. 다음 단계인 번데기는 더듬이와 다리가 모두 생겼지만 접힌 상태로 있다. 번데기에서 나오면 성충이 된다.


개미는 진사회성(眞社會性, eusociality) 동물이다. 진사회성이란 집단에서 특정 개체가 자손을 낳고, 다른 개체들은 자식들을 공동으로 부양하는 특성을 말한다. 개미 사회는 여왕개미만 알을 낳고 같은 암컷인 일개미가 키운다. 과학자들은 일개미들이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유를 친족 선택으로 설명한다. 자신과 유전자를 상당 부분 공유하는 친족을 도우면 그들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퍼뜨리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암컷인 일개미가 직접 알을 낳지 않고 자신과 유전자를 공유하는 여왕개미의 알을 보살피는 것이 바로 친족 선택이다. 일개미는 집단을 위하여 ‘본능적으로’ 열심히 일한다.


인간 같은 사회성 동물은 모두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개미는 다른 개미에 기생하여 놀면서 산다. 개미 1만5000여 종 중 400여 종이 기생 개미가 있다. 대부분 다른 종의 집에 몰래 들어가 기생한다. 예를 들어 다른 종이 분비하는 신호 물질인 페로몬을 몸에 묻혀 위장한다. 일부 사람도 기업 같은 조직에 들어가 ‘적당히’ 게으르게 일하면서 산다. 학문세계에서 제자의 논문에 이름만 올려놓는 교수도 이 부류에 속한다. 사창가에서 여성을 강제 고용하여 성을 팔게 하여 수입만 챙기는 사람도 이 부류이다. 공무원, 교사나 교직원이 되어 ‘복지부동’으로 살려는 일부 사람들도 유사하다.


개미는 인간처럼 머리가 좋지 않아 스스로 그런 삶을 살지는 못한다. 일부 개미는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서 기생충처럼 산다. 일부 개미 종은 여왕개미가 없고 ‘암컷’ 일개미만 있다. 이들이 스스로 알을 낳아 무성생식을 한다. 이들 개미 종 안에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사람처럼 놀면서 기생하여 사는 개미가 있다. 같은 일개미지만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여왕개미처럼 날개가 있다. 이 개미는 여왕개미처럼 일하지 않는다. 관찰결과 개미 1만여 마리 중 14마리가 가짜 여왕개미였다. 인간으로 치면 천재인 셈이다. 변이 개미가 낳은 알에서도 역시 날개가 달린 가짜 여왕개미가 태어났다. 같은 종에 기생하는 가짜 여왕개미는 다른 종에 침투하여 기생하는 개미의 전 단계로 추정한다.

https://doi.org/10.1016/j.cub.2023.01.067


인간 사회의 최대 기생충은 부패이다. 불공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인간의 지능이 좋아지면서 생겼다. 인간 역사 내내 그것은 지속되었다. 하지만 인간사회에 놀라운 진보도 나타났다. 유럽의 많은 선진국이나 아시아의 일본과 싱가포르는 부패를 차단했다. 부패정도는 그 사회가 선진국인지 후진국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2023년 언론에 수도 없이 보도되는 우리사회 정치권, 기업, 학계, 교육계, 언론, 행정부와 사법부, 그리고 국민들의 부패상은 우리가 길 길이 멀다는 것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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