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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r 20. 2023

인간의 키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은 무엇일까

인간의 키는 수렵 채집 사회에서 농업 사회로 전환하면서 처음에는 크게 줄어들었다. 점차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조금씩 늘어났다. 전쟁, 가뭄, 기후 변화, 전염병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산업혁명 이후 먹을 것이 풍부해지면서 키가 커졌다. 


수백만 년에 걸쳐 인간속의 진화는 체격과 두뇌가 점차 커지는 흐름을 보였다. 약 30만 년 전에 출현한 현생 인류 조상은 150만 년 전의 호모 하빌리스에 비해 몸집은 50% 더 크고, 두뇌는 3배가량 크다.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한 사람(Homo) 속의 평균 체격이 기후의 영향을 받아왔으며, 추운 지역에서 더 큰 체격을 갖게 진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의 큰 몸집이 체온 상실을 줄여줌으로써 추위에 대한 완충작용을 하는데, 인간의 조상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속의 두뇌 크기는 상관관계가 체격의 변화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신체와 두뇌 크기는 서로 다른 요소가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더운 곳에 사는 사람은 작고, 추운 곳에 사는 사람은 큰 경향을 볼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다. 신체 크기의 변화는 1~2세대가 아닌 수천~수만 년에 걸쳐 진행되고 섭씨 2도에 약 1㎏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 이주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과거 추웠던 유럽에 살던 백인들 특히 북유럽 사람들은 키가 아주 크다.


바닷가 근처에 사는 사람일수록 신장이 작을 수 있다. 페루인의 평균 신장은 전 세계 국가에서 가장 작은 편이어서 남자는 165.3cm, 여자는 152.9cm정도이다. 이들은 신장과 관련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다른 지역 사람보다 5배 더 많은 유전 변이가 일어났다. 바닷가 환경에 적응한 결과 유전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페루의 해안도시인 모체 지역 거주민들의 평균 신장은 남성의 경우 158cm, 여성의 경우 147cm로 페루 전체 평균 신장보다 작다.


우유를 먹는 것도 키에 큰 영향을 주었다. 1865년경 미국 남자의 평균 키는 173㎝정도였는데, 네덜란드 남성은 165㎝정도였다. 오늘날 네덜란드 남성은 185㎝, 미국 남성은 177㎝이다. 유아기와 청소년기의 음식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유제품 섭취가 결정적인 요인이다. 네덜란드 우유 소비는 세계 최고로 우유 소비량과 신장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일본인은 일본에 사는 일본인 보다 13㎝나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과거 2천 년 간 인간의 신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발견된 2000년 동안(1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유골들을 분석한 결과 남자와 여자의 성인 키는 큰 변화가 없다. 이들은 서민층의 사람들이다. 여성의 평균 키는 157.8cm, 남성은 168.5cm이다. 2000년간 살아가는 환경이 변했지만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밀라노의 도시 생활이 수천 년 동안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저소득층 거주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2021년 이탈리아 사람들의 평균 신장은 여성 161cm, 남자 174cm이다. 20세기 말 이후 상당히 커졌다. 한국인의 평균 신장과 비슷하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3-28406-5


산업혁명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키가 커졌다. 한국인은 지난 100년간(1920~2020) 키가 가장 많이 큰 국가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년 동안 인간의 신장이 7~8cm 성장했다. 한국은 무려 18cm 커졌다. 1960년대 이전만 해도 아프리카 빈국만큼 가난한 나라였다가 지금은 거의 선진국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증가가 적어졌다. 유전적으로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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