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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폭력이 될 때

주변에서 느끼는 공포나 괴로움에 비슷한 감정을 느끼거나 행동하는 것은 원초적인 형태의 공감이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은 공감능력이 있다. 영장류, 코끼리와 고래 같은 지능이 좋고 사회적 동물은 공감 능력이 강하다. 더 나아가 쥐와 새, 물고기도 공감 능력이 있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물고기도 동료의 공포를 느끼며 뇌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에 의해 조절된다. 옥시토신을 제거한 물고기는 공감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관련된 뇌 부위도 쥐와 유사하다. 포유동물을 넘어 척추동물에게도 공감능력이 진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공감 능력이 훨씬 오래전에 진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고기와 포유류의 공통조상이 살았던 4억5000만 년 전에 이미 진화했을 수 있다. 옥시토신은 출산 시 자궁 수축과 생식 활동과 관련된 호르몬이다. 사회 행동과 관련된 뇌 세포간의 신호를 조절하는 기능도 했다. 나이든 사람이 더욱 공감능력이 크다.

https://doi.org/10.1126/science.abq5158


옥시토신은 집단 내에서의 공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집단 밖의 사람들에 대한 공격성을 부추기기도 한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지 몇 시간이 지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말 한마디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였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바다에 가라앉았는데 ‘공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감은 타자와 같이 느끼는 것을 말한다. 타자에 ‘대해’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인간은 아주 섬세하게 진화되었다. 하지만 공감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갈등과 폭력의 기초가 되었다. 자신이 속한 집단(in-group)에 대한 강한 공감은 타자(out-group)에 대한 ‘반’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족, 집단, 민족이기주의가 되는 것이다.


옥시토신으로 인해 ‘동료’, ‘집단’, ‘가족’ 의식이 지나치면 더 나쁜 부작용이 나타난다. 집단에 속하지 않은 타자를 괴롭히고 폭력을 가하는 ‘집단 괴롭힘’이 나타난다. 왕따, 학교폭력, 혐오 등 집단 내 차별과 괴롭힘이 드러난다. 뇌 속 호르몬에 이에 깊이 연결된다. 그 호르몬은 자신이 속한 집단과 자신의 종을 보호하면서 진화하는 순기능을 했지만 역기능도 나타난다. 특히 학교폭력은 아직 뇌가 덜 발달하여 일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심각하게 나타난다. 어른들이 예방하고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어른들마저 과도한 생리적 옥시토신과 왜곡된 ‘사회적’ 옥시토신으로 학교폭력은 심각해지고 있다. 가해자 부모가 큰 소리 치고 피해자는 숨어야 하는 세태가 된 것이다. 학교는 어른들의 소란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폭력학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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