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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효능과 히말라야에서의 차의 맛

2000년대 초만 해도 커피가 건강에 이로운지, 해로운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지금도 커피가 좋다는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나쁘다는 주장도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 한 때 커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암 가능 물질 목록에 포함됐다. 그러나 암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목록에서 제외됐다.


2018년 이후에는 커피는 건강에 좋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되었다. “커피를 즐겨 마시세요. 건강에 좋습니다.” 하버드대학 프랭크 후(Frank Hu) 교수의 커피 예찬이다. 그는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20년 동안 하여 2018년 완료한 커피 연구의 저명한 교수이다.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유익하고 질병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에는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생리활성 화합물이 수백~수천 개 포함돼 있다. 폴리페놀(식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 미량 영양소)을 비롯한 커피의 식물성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은 장내 미생물 군을 개선하고 포도당 대사를 조절하며 지방 연소를 향상하고 기초 대사율을 높인다. 암의 성장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것 외에 항산화, 항염증, 항당뇨병, 항고혈압 특성이 있다. 다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나 커피를 마시고 속 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커피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진다. 꼭 진한 커피를 마신다. 커피가 없으면 뇌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커피가 떨어져서 마시지 못하면 지능이 100 이하로 떨어지는 것 같다. 과학적으로도 커피를 마시면 인지 기능을 높여준다는 연구는 많다.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커피가 좋지만 일부 한계는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 각성작용으로 하루 신체활동 시간은 늘어나지만, 수면 시간은 줄어든다. 카페인 대사가 느린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은 커피를 마셨을 때 수면시간이 많이 줄어든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에게 커피는 좋지 않다. 커피를 마시면 심장박동도 변화하여 심부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카페인 대사가 빠른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일수록 그렇다. 커피가 건강과 관련해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으며 개인에 따라 커피 섭취에 관한 접근이 다를 수 있다.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04737


내게 커피는 친자연적인 음료는 아니다. 산에 가면 커피가 너무 맛이 없다. 특히 히말라야에 가면 커피보다는 짜이라는 차가 그렇게 맛있고 아침마다 찾는다. 가보면 안다. 특히 파키스탄 북부 히말라야처럼 황무지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맛있던 차도 서울에 와서 마시면 맛이 없다. 파키스탄 쪽 히말라야는 황무지이고 로지도 거의 없어 산 중에서 자야한다. 화장실도 별도로 없다. 널따란 황야에서 저 멀리 바위 뒤에서 일을 본다. 해발 5000미터 높이의 화장실은 청정하다. 특히 밤이라면 하늘에 별이 수도 없이 반짝이고 앞에서 6천 미터가 넘는 설산이 반짝인다. 하얀 산은 검은 커피를 거부한다. 회색빛이 나는 하얀 짜이 차가 그립다. 워낙 낮에 덥고 밤에는 춥고 자외선이 강해 세균도 없다. 같은 옷을 한 달 이상 입어도 냄새도 나지 않는다. 더럽지만 2000년대 초반에 파키스탄 히말라야 갔을 때 한 달 반을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그래도 냄새가 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하루만 입어도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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