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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무병장수는 유전보다 생활방식이 결정


장수하는 사람의 형제자매나 자녀는 장수할 확률이 높다. 100세 이상 사는 부모를 둔 자녀는 70세가 넘어도 노화 관련 질병에 적게 걸리거나 늦게 걸렸다. 100세까지 무병장수하는 사람은 타고나는 것 같다. 선천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수명도 후천적인 요인이 많다. 지금까지 연구결과 유전자가 장수에 25% 정도 영향을 미치면 75%는 생활 방식에 의하여 결정된다.


4만 명을 72세부터 101세까지 29년간 조사한 결과 100세인은 평생 병원에 훨씬 적게 입원했다. 100세인의 81%는 71~74세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거의 없었다. 95~99세 때 병원에 입원한 적이 없는 100세 여성은 45%, 남성은 30%였다. 입원했더라도 병원에 머문 기간이 짧았다. 100세 장수로 살려면 중대 질병에 걸리지 않아야 함을 의미한다. 90세가 넘으면 치매 걸릴 확률이 보통 40%이지만 백세인의 90%는 90대 초까지 인지 기능 장애가 없다. 백세가 되어도 25%는 인지 기능이 온전했다. 이들의 면역세포는 뇌신경망 손상에 대한 회복 탄력성이 높다. 노화로 인한 손상을 피할 수 없으나 복원 능력이 좋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건강하게 살려면 어떤 환경 요인이 중요할까. 미국에서 75세 이상 나이로 사망한 14만 여명을 조사한 연구는 유전보다 환경이 중요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100세 무병장수는 유전적 요인으로 20~35%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경제적 상황, 1차 진료기관 접근성, 대기오염 정도, 녹색 공간 노출 여부 등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요소였다. 노년층만 모여 있는 것보다는 젊은 인구비율이 높고 다양한 연령층이 혼재돼 있는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장수한다. 또 생활 속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각종 편의시설이 많은 도심지역이나 소공원이나 녹지가 잘 형성된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심지역은 대기오염이 있지만 덜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갖고 의료기관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외지역의 경우는 지역사회 참여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걷기 쉬운 환경이 형성돼 있고 자연환경과 가까워 가벼운 운동 등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운동하기 좋은 시설이나 자연환경을 갖추고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살며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인의 생활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100세인의 생활 방식에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초장수인 생활을 분석한 일본, 이탈리아 등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그들은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친구가 많았다. 대개 믿는 종교가 있었고, 목적의식이 뚜렷했고, 자원 봉사 활동도 많았다. 신체 활동량이 많았고, 몸이 유연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흡연자이고, 비만이 아니며, 낙천적인 성향으로 스트레스에 잘 대처했다. 아침을 포함해 세끼 식사를 했다. 콩, 견과류, 야채를 많이 먹었고, 음주 빈도는 높지 않았다. 이런 생활 덕에 고혈압, 심장병, 암, 당뇨병 등에 같은 나이 사람보다 적게 걸렸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100세 장수에 유리하지만, 좋은 생활 습관 환경 속에서 살아야 그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한다. 백세인 중에는 평균수명의 사람처럼 질병 위험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도 많다. 100세인 사이에 학력, 수입 또는 직업 등 사회경제적 공통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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