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하여는 입장이 다양하다. 신앙과 과학을 조화시키려고 시도하는 종교인과 과학자, 과학과 종교는 양립 불가능하며 과학이 종교를 폐기시킬 것이라고 보는 무신론자(리차드 도킨스), 과학과 종교란 서로 관심 영역이 다르다는 분리주의(스티븐 제이 굴드), 협력해야 한다는 협력주의(에드워드 윌슨), 과학을 부정하는 근본주의 등이 있다. 우주비행사 제프리 윌리엄스(Jeffrey N. Williams)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4번의 우주 임무에 참여하여 우주에서 머문 기간 534일이다. 그는 우주인으로 활동하며 동시에 기독교신자가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는 우주비행이 오히려 신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주었다고 말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의 태도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다.
우선 반종교적 무신론자들이다. 이들은 과학이 종교를 대체할 것이며 종교는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한다. 이들에게 종교란 그저 진화의 산물이다. 특히 리처드 도킨스 같은 사람은 종교에 적대적이다. 그가 쓴 『만들어진 신』은 책 제목대로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신은 허구이며 신앙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1976년에『The Selfish Gene』(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을 펴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어서 출간한 『신, 만들어진 위험』에서 기독교를 과학과 역사적 사실을 동원하여 비판하였다. 『구약』과 『신약』을 들여다보면서 모순되고 부정확하며, 심지어 부도덕한 점이 있음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노아의 홍수이야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홍수 신화와 유사하며,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아프리카 피그미족의 신화와 유사하다. 게다가 신은 인간 같이 질투가 많고 앙심을 품으며 선하지도 않다고 비난한다. 그에게 예수의 지혜는 여러 면에서 인상 깊었지만, 신이 아니라 그 시대 훌륭한 사람의 지혜였다. 그는 신이 아니며 그저 사람일 뿐이었다고 잘라 말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2019년 미국의 조 로건(Joseph J. Rogan)의 ‘유튜브’ 쇼에 출연해 “나는 사람들이 왜 목사들을 믿고 싶어 하는지를 이해한다. 목사들이 죽음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당신들은 죽음에서 살아날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도킨스는 “정말 천국에 가서 영원히 산다고 생각해보라. 천국의 삶이 얼마나 지루하겠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과학자로서 잘못된 길을 갔다. 과학자는 과학을 하는 사람이지 종교 운동가는 아니다. 과학은 과학이다. 그에 대한 과학계의 반감이 적지 않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대중을 오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신의 죽음 그리고 문화』(2017년 번역출간)를 쓴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은 급진적 마르크스주의자이다. 그는 도킨스에 대해 “기존 종교에 대해 퍼붓는 비난 중 아주 많은 부분이 지극히 옳은 소리며, 종교의 문제점들을 그토록 설득력 있게 제시한 데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 마땅하다.”라고 했다. 문제는 도킨스가 신앙에 관해 ‘어이없을 만큼’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도킨스의 종교비판이 종교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는 비난이다.
전 세계 과학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가 리처드 도킨스에 반감을 표시했다. 잘못된 정보를 대중에 제공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이 설문조사가 진화론에 부정적인 단체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심이 제기되었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힉스 입자를 발견해 201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힉스(Peter W. Higgs)는 도킨스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공격하는 데만 집중했다고 비난했다. 기독교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본인 스스로도 과학 근본주의자이며 과학과 종교에 대한 논쟁 자체에 신중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학문이나 과학연구를 넘어 엉뚱하게 무신론 확산을 위한 대중운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