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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잠자리와 북유럽인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지구상 대부분의 생물은 과학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놀랍게도 지구상에 믿을 만큼 추정되는 종의 수는 5백 내지 1억 종에 이른다.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천만에 가까울 것이고 생각한다. 천만 내지 1억 종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연구팀이 미네소타 주에서 채취한 토양 1g 속에서 1만 종의 박테리아를 발견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배양되었거나 학계에서 분류된 박테리아의 4배나 되는 수치이다. 모르는 박테리아가 아직 많다는 얘기이다. 현재 알려진 종의 50%는 곤충이다. 딱정벌레만 해도 35만 종이나 된다. 영국의 유전학자 할데인(J. B. S. Haldane)은 누군가에게 “자연을 연구하면서 창조주에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만일 창조주가 존재한다면 그는 딱정벌레를 사무치게 좋아하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지구 상 생물의 총량은 5500억t이며, 그중 식물이 82%인 4500억t을 차지한다. 생물의 가장 중요한 성분인 탄소를 기준으로 추정한 수치이다. 식물 다음으로는 박테리아가 700억t(13%), 동물은 20억t(0.44%)이며, 인간 76억 명은 6000만t(0.01%)을 차지했다(2018). 인간은 지구생명에서 ‘0.01%’이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의 크기는 그 종류만큼이나 아주 다양하다. 같은 종 안에서도 다양하다. 그런데 생명체의 크기가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골고루 분포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가 늘 보는 것은 사람, 호랑이, 또는 새나 곤충이기 때문이다. 미생물 같이 아주 작은 것과 큰 것이 자연에서 우세하다. 앞에서 보았듯이 박테리아가 13%를 차지하고 식물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식물 중 나무들은 큰 나무들이 많다. 대형 생명은 여러 종에 나타나지만 크기가 대체로 비슷하다. 나무나 풀, 맹그로브, 산호나 물고기, 그리고 해양 포유류 중 가장 큰 것들은 모두 최대 몸 크기가 비슷하다. 생태적이나 진화면세서, 또는 생물물리학적 한계로 상한 크기의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은 생명계에서 비교적 크기가 큰 종에 해당한다.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83020


2억 년 전 잠자리는 온대 기후보다 보다 열대지방에서 더 컸다. 날개 길이가 60cm 되는 것도 있었다. 약 1억5000만 년 전에 새들이 출현한 후 열대지방에서 잠자리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위협을 느낀 이 곤충들은 온도가 낮고 위도가 높은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잠자리는 세계 각지에서 약 5000종이 알려져 있다. 특히 남아메리카에 많고 북반구 쪽에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에는 100여종이 알려져 있다. 여름이면 잠자리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크기가 아주 작은 실잠자리에서부터 고추잠자리, 그리고 왕잠자리 등 다양한 종들을 볼 수 있다. 고추잠자리는 가을에 나타나고 참 예쁘다. 그런데 실잠자리는 아주 가늘고 작다. 어떤 잠자리는 파랗고 아주 크다. 같은 잠자리인데도 크기와 색깔 생김새가 다르다. 지금은 북 위도 온대지방에서 더 큰 종들이 발견된다. 잠자리가 종이 다양하고 크기가 다른 것은 온도 차이와 포식자의 크기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부분적으로 잠자리의 포식자인 새들이 진화하면서 그 크기가 달라졌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새들이 더 큰 곤충들을 잡는 것이 더 쉬운 지역에서는 작은 종들은 더 잘 지낼 수 있다. 낮은 위도에서의 높은 온도도 잠자리의 크기를 작게 하였다. 그러나 조류 종의 크기의 다양성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생물은 따뜻한 기후에서 더 작지만, 크기와 위도 사이의 연관성은 새들이 진화하기 시작한 이후로 바뀌었다. 인간도 추운지방에서 살았던 백인이 아주 크다. 게다가 추운 지방은 덩치 큰 인간을 잡아먹었을 대형 포식자도 적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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