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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 나이


뇌의 노화 즉 치매는 일반적으로 주관적 인지 불만과 경도 인지 장애를 거치며 진행된다. ‘주관적 인지 불만(cognitive complaint)’은 스스로 평소 ‘깜빡깜빡 한다.’거나 ‘기억력이 떨어진다.’라고 하지만 주변 사람은 눈치 채지 못하는 단계이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낀다. 주관적 인지 불만은 향후 경도 인지 장애(치매 전 단계)나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란 상당한 기억 등의 장애가 있지만 다른 인지기능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되고,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장애는 없는 상태이다. 


나이가 들면 인지장애뿐만 아니라 우울증도 찾아온다. ‘매사에 흥미가 없거나 행복감이 거의 없다.’ ‘기분이 가라앉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등은 주관적 우울증 증상이다. 더 심해지면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된다. 주관적 우울 증상이 있는 노인에서 주요 우울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치매나 우울장애를 예측할 수도 있다. 건강검진에서 노인인 경우 텔로미어를 측정할 수 있다. 의료기관 의뢰를 받아 전문기관이 검사를 한다. 텔로미어 길이 측정은 보통 혈액 속 백혈구를 활용한다. 노인 건강검진 시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하면 치매나 노년기 우울증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노인의 텔로미어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경우 주관적 인지 불만, 또는 노인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주관적 우울감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검사를 하지는 말자. 알아서 좋을 것은 없다. 자신의 미래가 예측된다면 사는 게 싫어질 것 같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생각하기 나름이다. 경도인지장애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는 절반가량이 회복된다. 나이가 드는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데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자신감이 높아진다.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이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정상적 인지능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30% 더 높다. 65세 이상 노인 중 인지능력이 정상이었던 사람들 중 나이에 대한 긍정적 신념을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보다 10년 이상 경도인지장애에 걸릴 가능성도 더 낮았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03740


 나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60대부터 마음이 성숙해지고 행복감이 높아지고, 삶이 고양된다. 그건 우리의 생각에 달려있다. 삶은 저절로 윤택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삶은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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