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애자로 태어난다. 그래서 동성애자에 혐오를 느끼거나 피한다. 그런데 점차 알아보니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에게 혐오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들었다. 참 이상한(?) 세계에 살고 있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를 연구해왔다. 동성 간 성적 행동은 많은 동물 종에서 보고됐지만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행태가 유전적인지, 진화 과정에서 획득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동성애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에서 약 2~10% 정도 나타난다. 동성애는 인간 집단에서도 일정하게 존재한다. 동성애가 생명의 진화에서 불리함에도 멈추지 않고 유지되어왔다. 생명의 진화가 생존과 번식이 목적이라면 명백히 모순이다.
2023년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되었다. 원숭이(레서스원숭이)는 양성애가 엄청나게 강하다. 수컷은 72%, 암컷은 46%가 양성애적인 행동을 한다. 놀라운 것은 동성 간 성적 행동이 오히려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동성 간 성적 행동이 많은 수컷이 오히려 새끼가 더 많이 낳았다. 다른 수컷과 쌓은 유대 관계가 좋아 번식에 성공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동성 간 성적 행동으로 인해 집단의 단합에 도움이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동성애가 진화 과정에서 생겨나 유전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동성 간 성적 행동의 6~7%는 유전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털 고르기 같은 다른 유전성 행동과 비슷한 유전율이다. 유전성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동성 간 성적 행동이 드문 것이라거나 비정상적인 환경 조건의 산물일 뿐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결과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9-023-02111-y
2021년에도 동성애가 나타나는 진화론적인 배경이 밝혀졌었다. 이성애인 사람은 물론 더 많은 후손을 낳았다.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 동성애 유전성이 더 많았다. 이런 사람이 더 많은 후손을 낳았으니 그 후손들도 유사한 동성애 유전자를 가졌을 것이다. 결국 동성애는 자연선택 되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바람둥이’가 더 많이 아이를 낳고 그런 사람이 동성애 유전자를 더 많이 가졌으니 윤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쁜’ 인간이 살아남은 셈이다.
환경요인도 물론 작용하는 것 같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동성 형제나 자매의 숫자가 동성애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형제가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해당 남성은 동성애자 확률이 33% 증가했다. 엄마의 배속에 남자 태아가 들어설 때마다 엄마의 몸에서 생산되는 남성호르몬을 공격하는 산모의 면역반응이 강화된다. 이 남성호르몬이 ‘외부 이물질’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산모의 몸속에 남자 아이가 새로 임신될 때마다 산모의 몸은 더 신속하게 면역 반응을 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태아의 뇌는 테스토스테론 생산을 줄임으로써 태아의 뇌를 ‘여성화’할 수 있는 기회가 극대화하게 된다. 이렇게 줄어드는 테스토스테론 생산이 자신을 동성애자로 여기는 경우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주장을 한 연구가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한 추측성 주장이어서 확실하지는 않다. 또한 임신 중에 받는 스트레스도 아이의 동성애 확률을 높인다. 이는 어머니의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자궁 안에서 아이의 성호르몬 생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다. 지구가 돈다고 알고 있지만 어디를 쳐다봐도 지구는 돌지 않는다. 태양과 별이 지구를 돈다. 양자물리학과 상대성이론은 우리 머리가 직관적으로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세상을 이해하려면 뇌를 바꿔야 한다. 뇌수술을 받던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https://m.oheadline.com/articles/6W7Sr1bci-uT0A8c8Gidp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