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은 광대한 지역을 덮고 있는 둥근 지붕 모양으로 대륙빙하라고도 한다. 그린란드 빙상, 아이슬란드의 바트나 빙상, 남극 빙상 등이 그것이다. 매우 오래전의 눈을 간직하고 있어 과거의 자연환경을 아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최근 100만 년 동안은 10만 년 주기로 기온이 내려가 빙하가 확장되는 빙기와 기온이 올라가 빙하가 줄어드는 간빙기가 반복되고 있고, 현재는 간빙기에 해당한다. 이런 지구 온도의 주기적인 변화에 대한 설명으로 지구의 궤도 이심률, 궤도 세차, 자전축 기울기, 자전축 세차의 조합으로 일조량이 변하고 지구 시스템의 반응이 맞물려 약 10만 년 주기로 기온변화가 반복된다는 밀란코비치 주기 가설이 유력하다. 이는 지구 온도에 변동을 주는 수많은 요인이 있는데, 각 요인이 주는 변동의 크기와 작동하는 시간 척도가 다양함을 보여준다.
빙하가 줄어든 간빙기의 사례는 41만 년의 그린란드의 모습이다. 미국이 소련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비밀기지에서 1960년대에 채취한 그린란드 빙하 코어를 분석한 결과, 약 41만 6000년 전에는 그린란드의 상당 부분에 얼음이 없었다. 빙상 코어에서 얼음 지대에서는 볼 수 없는 나뭇가지와 이끼, 잎, 씨앗 등이 발견되었다. 41만 년 전은 간빙기로 해수면이 1.4m 이상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41만 년 전과 비교하면 1.5배 높다. 따라서 21세기 온난화는 그린란드 빙상을 녹여 내릴 것이 분명하다.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 없어지면 햇빛이 반사되지 못하고 땅을 가열해 온난화 현상이 더 빨라질 것이다. 그린란드의 빙상이 완전히 녹으면 전 세계의 해수면은 7m 이상 상승한다. 미국 뉴욕과 보스턴, 암스테르담 등의 인구 중심지가 영향을 받는다. 그린란드 빙상은 세계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 원인에서 그린란드 빙상이 22%를 차지한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e4248
이미 예측을 뛰어넘고 있다. 그린란드 빙상이 녹으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매년 평균 0.76mm 상승하고 있다. 여름에 고기압이 지속되면서 중위도 지역에서 따뜻한 대기가 유입돼 빙상 유실을 촉진했다. 겨울 강설량은 적었고 북부지역의 평균기온은 1981~2010년의 30년 평균보다 1~2도 높았으며 구름이 적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 그린란드의 빙상 유실 비율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5320억 톤의 빙상이 녹아 역대 가장 많았다.
2019년 연구에 의하면 향후 1000년 이내에 북대서양 해류가 완전히 소멸할 가능성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낮다. 100년 이내에 일시적으로 변화를 겪을 확률은 약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대서양 해류 변화로 기상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이 이미 느려지기 시작했지만 21세기 중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고 2021년에 진단했다. 2004년부터의 데이터를 토대로 관측한 결과였다.
그러나 2020년 지난 10년간 해수면 상승 속도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3.2mm보다 1.6mm 더 높은 연평균 4.8mm에 달한다는 미국항공우주국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그린란드 빙하가 예상보다 더 빨리 녹아내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2023년 연구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서양 자오선 역순환이 빠르면 2025년 거의 사라질 수 있고 2095년 이전에 완전히 멈출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가장 가능성 높은 붕괴 시점은 2039~2070년이고 중간 값은 2050년이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꼽았고 앞으로 인류가 얼마나 탄소를 배출하느냐에 따라 붕괴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연구결과에 사용한 계산 방식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불확실성은 있지만 이번 연구는 붕괴가 훨씬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어쩌면 어느 날 갑자기 지구온도가 10도 이상 바뀌는 대재앙이 올지 모른다.
북대서양 해류의 속도가 20세기 중반보다 15%가량 느려졌다. 이에 따라 해류 소멸로 인한 기상 이변이 우려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서 담수가 증가했고, 대서양의 강우량도 증가하여 북대서양 해류의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녹고 있는 그린란드의 대륙빙하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연구 결과는 2020년에 이미 나왔다. 지구 온난화를 늦추려는 노력으로도 빙상의 붕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상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40년간 축적된 위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이미 따뜻한 바닷물에 노출된 빙상이 녹는 속도는 새로운 빙상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기후변화가 멈추더라도 과거의 빙상 규모로 돌아가는 게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린란드 빙상이 녹은 물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진은 해수면이 21세기 말까지 약 0.91m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도 이미 과거 이야기이다. 우리는 어떤 일일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밀려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