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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지 Sep 28. 2021

하나. 고등학교 진학 고민 A의 사례

(인문계 고등학교 vs. 특성화 고등학교)

 "올해 우리 특수학급에는 두 명의 남학생들이 고등학교 배치 신청을 냈다."

A의 다육이의 이름은 '롯데자이언츠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번에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일반학교 다니는 중3 특수교육대상자 A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A는 중1, 중2, 중3의 특수학급 담임선생님이 모두 다른, 다양한 경험을 가졌다. 우리 학교가 관내에서 타 지역 선생님들이 많이 발령받으시는 편이라, 발령받은 신규 선생님들도 1년 만에 전보로 많이 이동하는 특성을.. 이 아이가 고스란히 영향을 받게 되니, 학생과 학기초 라포를 형성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 것 같다.


특수교육대상자들은 일반학교의 다른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는 경우보다 우선 배치가 된다. 

7월에 도교육청에서 중3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수교육대상자들의 우선 배치 신청을 받았다.



특수교육대상자들의 우선 배치 서류에는 3 지망까지 작성하고, 주거지와 지망학교의 거리도 함께

작성하였다. 우리 지역에는 인문계 고등학교 4곳과 특성화고등학교 1곳에 특수학급이 있다.


* ㅇ고등학교(인문계) 특수학급 3 학급(학년별 특수학급 1 반씩) - 특수교사 4명, 도보통학 가능

* ㅈ고등학교(인문계) 특수학급 2 학급 - 버스통학(통학버스 X)

* ㅅ고등학교(인문계) 특수학급 1 학급 - 통학버스 O(통학버스 현재 2번 운행)

* ㅈ고등학교(인문계) 특수학급 1 학급 - 2022년 신설 예정, 통학버스 O

* ㄱ고등학교(특성화고) 특수학급 2 학급 - 통학버스 O


이전의 경우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보통 집에서 가장 가까운 ㅇ고등학교를 진학했었다. 7월 고등학교 배치 신청을 앞두고, A학생과 학기초부터 꾸준히 상담을 진행했었다. 85킬로에 177 정도의 덩치 큰 이 귀여운 녀석과 정말 학기초에 많은 기싸움을 했다.


자폐 특성이 있는 A는 야구를 좋아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특정의 물건이나 시간, 스케줄에 고집 성이 가끔 힘들게도 했었다. 하지만, 가정환경 상 평범하고 사랑을 많이 받은 살가운 성격을 가졌다.


특수학급 담임선생님이 자주 바뀌었던, 우리 학교의 상황에 학부모님과의 상담에서도 서로의 신뢰를 주고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선생님, 언제까지 계시나요? 내년에도 계시나요??"라는 멘트가 제일 먼저 물어보시는 것들이었기에..


A는 새로운 선생님과의 적응에 곧잘 이전 선생님은 이렇게 했었다. 저렇게 했었다는 등의 이야기로 나와의 학급 규칙 및 생활에서 공격성 및 과잉행동을 자주 보였다. 보통 "아! 악~!" 등의 큰 소리 내는 행동을 보이고, 운동선수나 군인들의 매체 속의 모습을 따라 하는 것도 좋아하는 '강인함'을 행동모델로 많이 따라 했기에 그 매일의 연속은 새로운 학급의 규칙과 선생님의 방식과의 적응에서의 충돌이라는 단순한 방식이었지만.. 나는 학생과의 적응과정이 진이 빠지고, 지침의 날들이었다.


우리의 관계는 꽉 조여진 매듭 같았다.


우연한 기회에 지역 내 '회복적 생활교육'연구회의 경험을 통해 찬찬히 힘듦 속에서 나를 성찰하고, 나의 방향을 찾아가려는 노력도 이 시기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가정 내 학부모님 상담 및 협조도 함께 병행하려고 했다. 여기서, 가장 기본인 학부모님과의 신뢰를 한 계단 올린 계기가 있었다. A와 한창 기싸움하는 시기인 당시에 어머니께 특기적성비 지원 카드로 체육관을 다녀보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권유한 것이다.


왜 그동안 자신에게 이전의 선생님들은 이 카드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냐고..^^;;; 볼멘소리도 하셨지만(학기초에 늘 특수교육대상자의 지원 사항에 대해 안내가 나갔겠지만,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으시면 그 제도 및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도 허다한 것 같다), 사춘기 아들이 운동하는 것은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물론 나 역시 에너지가 왕성한 남학생이 운동으로 조절이 가능하다면, 훨씬 학교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하나의 매듭을 풀고 나니, 학교생활에서의 녀석의 모습들도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날의 하루하루는 A와 마주치기 버거울 정도의 어느 날도 있었을 텐데.. 점점 쌓인 눈이 따뜻해지는 봄날처럼 녹아갔기에.. 어느덧 희미해진 봄날의 기억이다.


그 뒤부터 학부모님과의 상담은 3,4월 학생과의 부적응 행동 및 과잉행동 상담-> 5월 특기적성비 카드 신청-> 6월 병원 진단검사 권유-> 7월 고등학교 진학상담까지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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