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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지 Nov 24. 2021

엄마, 미역국 드셨어요?

(일 년 전 vs. 오늘)

특수학급을 맡아서 한 학기가 한 학년이 끝나감을

공문을 통해 알게 되는 듯하다.


11월 첫 주. 고등학교 배치 확정 공문이 도착했다.

11월 둘째 주. 장애인식개선 교육 등 각종 이번해 실적을 입력하라는 공문이 왔다.

11월 셋째 주. 지역교육청 각종 연수 및 성과발표회 출장이 있었다.

11월 넷째 주. 학교 추경예산 및 예산 정리 등으로 품의 내느라 정신없었다..


그리고 보니 중등 임용시험이 바로 이번 주 있구나...

새삼스레 작년의 내가 살짝 스쳤다.


교사 임용 공부는 솔직히 재밌었다.

전공 서적도 파면 팔수록 느껴지는 앎의 맛이 있었고,

교육학 공부도 알면 알수록 깊이가 쌓였다.


하지만, 합격과 불합격의 굴레 속에서 끝내지도 못한

공부는 늘 나의 끝내지 못한 숙제 같은 것이었다.


이맘때쯤 마는 생신이시다.

음력이라 매번 변동이 있었지만 임용 치는 전후 주말이 엄마의 생신 가족모임이기도 했다. 작년에도 임용 치는 당일이 친정엄마 생신이셨는데, 나는 그동안 엄마 생신에 "미역국 드셨어요?" 이 간단한 인사말을 못 물었다.


매년 친정 엄마는 딸내미 기껏 애쓴 공부에 부정 탈까

미역국 한 번을 안 끓여 드셨다.


에휴.. 시험 이게 뭐라고.. 공부하는 동안 맘 편히 생신상

한번, 생신 가족모임 참석을 못했다.


드디어 그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나서야..

쫓기는 시간도, 시험 걱정 없이 한우 고깃집 식사 한번 모시고 갈 수 있었다.


그대 내게.. 있어

버틸 수 있는 힘이었고, 나아갈 수 있는 응원이었습니다.

문득, 엄마한테 "엄마, 생신 미역국 맛있게 끓여드셨어요?"

깨 발랄 목소리로 전화할 수 있었던 오늘이 감사할 따름이다.


이 글을 읽는 어깨 짐 가득 실은 또 다른 이가 있다면,

꼭.. 올해는.. 될 겁니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말 다 왔습니다..!

드디어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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