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과맛이 난다 EP.7_예술가가 짊어저야 하는 의무는 무엇인가?
“얼마나 외로우면, 고작 도둑 까마귀 때문에 이렇게 행복해할까?”
위의 대사는 영화 ‘러빙 빈센트’에 나온다. 나는 이 대사가 빈센트 반 고흐의 외로움을 적절하게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는 아무도 인정받지 못했기에 삶 내내 외로움에 시달렸지만, 그럼에도 붓을 놓지 않았다. 그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고흐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질문이 들었다.
어떻게 그런 외로움을 견디며 끝까지 예술을 이어갔을까?
사람들이 원하는 작업을 할 생각을 한 번도 안 했을까?
그 고민을 하던 어느 날, 프로듀싱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예술가에게는 자신의 표현을 끝까지 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예술가에게도 의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게 내가 한 질문이 이 대답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봐주지 않더라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 세상의 관심보다, 누군가가 원하는 말을 하는 것보다, 내가 하는 말을 하는 것. 그게 예술가의 의무이기에 고흐는 포기하지 않고 외로워했던 것 같다. 만약 어느 순간 타협하고, 자신의 말보다 타인의 기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때 예술가의 길은 끝이 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반 고흐는 자신을 바라보고 서슴없이 표현을 한 진정한 예술가였다. 그는 자신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말을 끝까지 표현하기 위해 붓을 놓지 않았다. 외로워지고, 세상에 홀로 남겨지더라도 자신의 언어를 지켜냈다. 그의 생애 동안 800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단 한 점만이 팔린 것만 보더라도 세상은 그를 얼마나 무시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800점을 꾸준히 그려낸 것을 보면, 의무를 저버리지 않던 것이다. 세상은 그의 그림을 외면했고, 그의 표현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야 그의 작품들이 세상의 빛을 보고 있지만, 반 고흐의 삶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예술가는 지금의 세상에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결국, 예술가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을 거듭할 때, 비로소 예술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고민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소리에만 온전히 귀를 기울이고, 표현해 내는 것이 진정한 예술가가 되는 길이 아닐까. 반 고흐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