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너

다이어리 6화

by 황주희

그 날 이후, 나는 유지현과 사과 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유지현은 내가 다가가려 하면 어딘가로 휙 가버렸다. 그래, 내가 그렇게 큰 상처를 줘버렸는데 날 맞이할 리가. 내가 유지현이었어도 내 자신을 피했을 거 같다. 그래도 난 유지현에게 계속해서 사과 하려고 했다. 주변 아이들은 날 이상하게 쳐다보았지만 신경 안썼다. 저 아이들이 갑자기 내가 절교한 친구에게 사과를 한다고 비웃음과 소문을 퍼트려도 상관 없다. 애초에 그런 것들은 잘못 된 거니까. 그리고 난 그런 일에 휘말려 본 적이 있으니까.

3교시 쉬는시간, 나는 유지현을 잠시 불러냈다. 유지현은 꽤나 당황한 눈치였다. 하지만 저번처럼 피하지는 않았다. 나는 학교 복도의 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안 닿는 곳에서 말했다.

“지현아.. 그..”
막상 말이 잘 안나왔다. 너에게 사과하려고 수백 수천번은 연습했다. 하지만 그 말은 입 밖으로 쉽사리 나오지를 않았다. 너는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눈치를 챈 것 같았다. 그러고 나보다 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가 무슨 말을 할려 하는진 알겠는데.. 하지 말아주라.”
“어?”
“너가 무슨 말을 할려는 건지 안다고. 근데 나에게 생각 할 시간을 좀 줘. 그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나는 유지현의 말에 조금 놀랐지만 이내 다시 알겠다고 답했다. 사실 마음 같아선 빨리 사과하고 예전처럼 화목하게 지내고 싶지만 아직은 이른 것 같다. 계속 사과 하려고 졸졸 따라다니고 한마디라도 더 걸려 하고. 그게 유지현은 부담스러웠을 거 같다. 또 미안한 점이 하나 더 생겨버렸다. 하지만 지금 사과를 하려 하면 좀 아니기에 그냥 마음 속에 담아두었다.

“그럼 난 가도 되지?”
“어...? 어..”

유지현은 그렇게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평소에는 싸워도 반나절도 안되서 화해 하던 우리가 지금 2주 째 이 긴 상황을 이어나가고 있으니 어색했다. 근데 이 일도 결국 내가 벌인 거기에, 내가 먼저 시작했기에 뭐라 할 말은 없었다.

학교와 수학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려 공원을 걷고 있었다. 이 길도 항상 유지현과 오갔던 길인데.. 같이 하하호호 수다 떨며 지났던 길인데. 그렇게 유지현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공원 끝 쯤을 지났을 때였나, 갑자기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뭐지 하며 고개를 슥 들었다. 벤치에서 어떤 여학생이 얼굴을 가리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 뭔 일이지 하며 얼굴을 슥 봤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다.
“유지현...?” (1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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