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10화
유지현은 무언가를 생각 하는가 싶더니 곧 말을 꺼냈다.
“그럼 이게 지금 최윤지의 계략에 우리가 완전 빠져든 거라는 거잖아? 이거 이렇게 뒀다간 최윤지 얘 또 다른 사람한테도 이럴거란 말이지? 얘 이거 아주 싹을 잘라버려야해.”
순간 유지현의 말을 놀랐다. 평소 조용조용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유지현이 이런 말을 쓰는게 놀랐다. 얘랑 친구하면서 유지현이 이런 말을 쓴 적은 있었지만 그리 많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긴, 유지현도 상처를 많이 받았을텐데 화날만 하지. 그렇게 치면 최윤지의 싹을 자르는게 맞긴 한 거 같아서 나는 유지현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게?
“뭘 어떻게 해. 그냥 다시는 이런 쓰레기 짓거리 안하도록 우리가 당한 거 모조리 모아서 걔한테 보란 듯이 보여주고 사과 받아내야지. 걔가 사과 안하면 뭐, 그 다음에는 더 한 것까지 가보는 거고.”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서윤이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내가 그 이야기를 들었기도 하고 나 걔 부계정 알거든. 그럼 빼박이니까 알아서 꼬리 내리고 너희들한테 사과하겠지.”
그 말을 들은 나도 말을 이었다.
“맞네. 나 그거 댓글 캡쳐 해뒀어. 그러니까 발뺌도 못할거고.”
그렇게 우리는 최윤지에게 어떻게 증거들을 보여줄 것이며, 최윤지가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식으로 준비 할지 모든 준비를 다 끝냈다. 유지현은 준비를 하는 내내 많이 울기도 했다. 놀림을 받았을 때의 감정이 떠올라 울기도 하고, 또 그런 우는 유지현을 안아주는 우리를 보면서 유지현은 또 눈물을 흘렸다. 나는 괴롭힘을 딱히 당해 본 적이 없지만, 유지현은 이런 놀림을 가끔씩 받아왔기에, 그럴 때 마다 나에게 털어놓았기에 그에 대한 기분은 좀 안다. 사람은 생각 보다 쉽게 무너진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점점 그 짐이 쌓여 폭발하는. 그 과정에서 지치고 괴롭고 슬픈. 그런 과정을 난 다 봤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봐도 되지 않는 그 답답함에 유지현이 시달리는 걸 볼 때, 난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다. 그저 나는 잘 될거야. 라는 말만 할 수 있었다. 초 6때 그 시절 이후로 유지현은 자기 멘탈을 회복 하려 많이 노력 했다. 그 중에서 제일 노력 한 것은 자신을 찾는 것. 남의 시선에 둘려쌓여 그 모습에 맞추려 하다보니 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뭐고,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 잊어버리게 되어 유지현은 한동안 자신의 본모습을 찾는 거에 집중했다. 다시 생각 해 보면 진짜 사람을 무너뜨리는건 무서운 것 같다. 한 사람을 이렇게 궁지로 몰아넣으며 남은 즐거움을 느끼고 정작 괴롭힘을 받는 그 사람은 매일 밤 울다 지쳐 잠에 들거나, 깊게 패인 마음의 상처를 안고 일상을 보내거나. 특히, 어렸던. 아직도 세상을 다 모르는 지금 보다도 더 몰랐던 그때의 어린 유지현은 얼마나 버티기 벅찼을까. 또 이제 끝났을거라고 생각했던 그 괴롭힘을 다시 겪었을 때 지금의 유지현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안 간다.
나는 다시는 유지현에게 그런 괴롭힘이 오지 않길 바라며, 유지현이 행복 하기만을 바란다. 나는 유지현에게 미안한 점이 많은 친구지만 유지현의 웃는 모습만 보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