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야기, 그래도 별은 예쁘다

by 희봄

명절 이야기

<귀에서 꿈틀댄다>

​귀에서 무언가 꿈틀대는 소리
누군가의 입에서 굴러온 단어들이
피 한 방울도 섞이지 못한 채
저들끼리 엉켜 붙었다.
​스멀스멀 밖으로 꺼내면 그만이지만
익숙해진 소음이라 모른 척한다.
​곧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저 조용해질 시간을 기다린다.


<다시 갇히다>

​멈췄다. 길 위에서.

멈췄다. 우리의 대화가.

멈췄다. 생을 밀고 가던 모든 의지가.

​차창 밖, 충혈된 붉은 눈들이 나를 노려봐도

옴짝달싹할 수 없다.

​유한한 시간만이 유일한 구원인 이곳,

언제쯤 나아갈 수 있을까.

고속도로는 차갑게 식어버린,

거대한 철제 열차의 사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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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늘에 뜬 별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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