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말고 지금 바로
9월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제법 쌀쌀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아침 식사 후 잠깐 산책을 나가는데 긴 바지와 얇은 바람막이를 걸치고 나갔습니다. 발아래 툭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올해도 벌써 다 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올해도 4개월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연초에 어떤 계획을 세웠었나 되돌아보게 됩니다. 다행히 책 한 권을 출간했습니다. 온라인 저자 특강도 했지요. 잘 쓰고 못쓰고를 떠나 목표했던 한 권의 책을 썼습니다.
사람들은 매년 결심을 합니다. 올해는 꼭 다이어트해야지, 올해는 꼭 책을 출간해야지. 결심이 잘 지켜지면이야 좋겠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몇 년째 결심만 하는 분들 주위에 더러 보입니다.
왜 마음먹은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요? 그 첫 번째 요인으로는 절심함의 부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절실하다면 어떻게든 그 일을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먹고살기 힘든데, 글을 한 편 쓰면 누가 50만 원을 준다고 하면 어떨까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글을 써서 그 돈을 받을 겁니다. 지금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일이 절실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절실한 사람 입에서는 하니 많이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지요. 무조건 할 것입니다. 지금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말이지요.
저도 책을 출간하지까지 여러 해 걸렸는데요. 되돌아보면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장 글을 쓰지 않아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었습니다. 글쓰기 책 쓰기는 단지 저의 작은 바람일 뿐이었지요. 그것이 글쓰기에 달려들지 못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 한창 달리기에 빠졌을 때 연습을 많이 하였더니 몸무게가 50kg까지 내려갔습니다. 저는 중학교 이후로 그 몸무게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옷은 헐렁해졌고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왜 그러냐고 했지요. 제가 봐도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고 몸은 호리 해졌습니다.
마라톤 완주라는 절실한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위해 노력을 하다 보니 저절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절실한 목표가 있을 때 사람은 변합니다. 작년 가을 풀코스 완주 이후 겨울을 지나며 방심하며 많이 먹었더니 몸무게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한 번 많이 빠졌을 때의 가벼움을 아니까 마음은 계속해서 그때 몸무게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저는 아침밥을 배부르게 먹고 지금 글을 쓰기 전 냉장고 속에 있던 베지밀도 하나 또 꺼내 마셨습니다. 결심은 하지만 행동이 따로네요.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저는 강의를 듣다가 중단하고 글쓰기 강의가 아닌 다른 강의들을 들었습니다.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마음을 놓쳐버렸던 겁니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행동은 엉뚱하게 하고 있었던 겁니다.
마음만 가진다고 해서 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오직 행동할 때 결과가 나타납니다. 결심 이후에는 반드시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결심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계속 결심만 하고 있다면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됩니다.
오늘 쓰지 않는 사람은 내일 쓸 확률이 적습니다. 오늘 많이 먹는 사람은 내일도 많이 먹을 확률이 큽니다. 모든 것은 오늘에 달려있습니다. 살 빼기로 결심했다면 오늘 먹지 말아야 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면 오늘 써야 합니다. 최소한 오늘이 가지전에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 맞지요.
달리기를 5년 넘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10분도 채 못 달 리가 가 꾸준히 하면서 풀코스 마라톤도 완주하게 되었지요. 어떻게 상상도 못 했던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을까 생각해 보면 무조건 그냥 했다는 겁니다.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거나 미세 먼지가 끼거나 그런 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 검색 하지 않았습니다.
날씨를 검색한다는 것은 이미 나에게 오늘 달릴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 거리를 던져주는 일이었으니까요. 무장적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꾸준한 하루하루가 쌓여 10km, 21km, 42km까지 뛰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책을 쓰고 싶다면 결심하지 말고 오늘 한 줄 쓰면 됩니다. 써가면서 고민하고 수정하고 보완하면 됩니다. 머릿속으로만 계산하지 말고 손을 움직여 글을 쓸 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결심은 쉽습니다. 행동은 어렵습니다. 쉬운 걸 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어려운 걸 해낼 때 가치와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편한 길은 없습니다. 더 이상 결심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에 결심은 없애고 그 자리에 행동을 넣으세요.
날짜는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4개월 뒤 연말을 맞을 즈음 ‘올해도 다 가벼렸군’ 하는 아쉬움 느끼지 않으려면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올해는 꼭’ 이렇게 다짐하지 마시고 ‘오늘은 꼭’ 이 맞습니다. 한 해를 기준으로 잡으면 오늘을 놓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한참이나 남은 것 같거든요. 눈앞에 보이는 오늘 하루를 기준으로 잡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엄밀히 말해 내년, 내일은 없습니다. 지금 허투루 보내지 않는 오늘이 내일, 내년 나의 인생을 만듭니다.
멀리서 매미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여름의 더위도 이제 사그라졌습니다. 결심하지 말고 행동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