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을 믿는 힘

by 박정미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큰 변화만을 바라보기에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습니다. 나는 그대로인 것 같다는 생각이 자신을 믿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그대로일까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히 조금 다릅니다. 그 미세한 차이를 알아차릴 때 비로소 믿음이 생깁니다.








추석 전날 저녁 6시 30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루 종일 시댁에서 제사 음식을 준비하느라 지쳐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운동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나갈까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눌러썼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강변 쪽으로 향했습니다. 가민 시계를 켜고 출발했습니다. 강을 따라 위로 올라가자 하늘은 이미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생각보다 다리가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강물 위로 반사되는 노을비츨 보며 천천히 달리다 보니 1킬로미터 알람이 울렸습니다. 페이스는 6분 30초, 느긋한 조깅 속도였습니다.



서천교까지 달려가 둑 위로 올라섰습니다. 다리를 건너 맞은편으로 향하니 가로등 불빛이 강변을 환히 비추고 있었습니다. 추석 전날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량이 많았습니다. 다리를 건너 다시 강변 아래로 내려가자 이번에는 조금 어둡고 조용한 길이 이어졌습니다. 혹시 넘어질까 조심스러웠지만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달리면서 문득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명절 전날 이렇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하루 종일 음식을 준비하고 맛보며 배가 불러 움직이기도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음식을 적당히 먹었고, 저녁엔 운동할 여유까지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절제력도 생기고 스스로 조절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강을 따라 내려오다 시민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운동장에는 몇 명의 러너들이 보였습니다. 몇 바퀴를 돌자 가족 단위로 산책 나온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10킬로미터를 채우고 나니 이제그만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바로 가기엔 아쉬웠습니다.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아 조금 더 뛰어 보기로 했습니다.






강을 따라 계속 내려가서 적서교를 건너 다시 출발 지점인 한정교로 향했습니다. 이 구간은 평소보다 어두웠습니다.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일정한 리듬으로 계속 나아갔습니다. 출발점에 도착해 시계를 멈췄습니다. 15.5킬로미터.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옴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오늘도 해냈다는 생각이 마음속을 따뜻하게 채웠습니다.




오늘 달린 길의 일부는 예전에 자주 달리던 곳입니다. 그 길을 지날 때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루 10분도 버티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이제는 한 시간 넘게 뛰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이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닙니다. 매일 조금씩 나와의 약속을 지캐며 쌓아 온 시간의 결과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기록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어느 순간 예전의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습니다. 꾸준히 묵묵히 긴 시간을 통과할 때 비로소 찾아옵니다.



물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요. 그러나 그럴 때마다 과정의 힘을 믿었습니다. 결국에는 성장해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줄 쓰기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글을 씁니다. 물론 아직 부족하지만 에전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자신을 믿고 나아가면 반드시 달라집니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고해서 발전이 멈춘 것은 아닙니다.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일기를 기록하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저는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 책을 두 권이나 낼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작은 노력이 결국 인생의 궤도를 바꾸어 놓은 셈입니다.


인생은 자신이 바라는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대로 된다고 합니다.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는 눈으로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방향이 바뀌었다면 이미 변화는 시작된 것입니다.








나를 믿는 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힘을 기르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첫째, 작더라도 오늘 한 일을 기록해보면 좋습니다. 막연히 오늘 열심히 살았다가 아니라 일기를 쓰거나 루틴을 체크하면서 구체적으로 남겨보세요. 눈으로 자신이 한 일을 확인하는 순간, 믿음이 자랍니다.



둘째,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도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비교의 기준을 타인에게 두면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면 성장이라는 확실한 기준이 생깁니다.



셋째,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비난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나를 격려할 줄 아는 사람만이 꾸준함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자신을 발전키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입니다.








하루하루의 작은 변화가 모여 인생의 방향을 바꿉니다. 매일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믿을 때, 인생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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