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강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금만 검색해봐도 무료 강의부터 수백만 원이 넘는 고가의 강의까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주제도 다양하지요. 재테크, 부동산, 시간 관리, 인간관계, 심리학 등 인생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강의들이 넘쳐납니다. 나 또한 코로나 시절부터 온라인 강의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줌 강의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지요.
처음에는 자기계발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닥치는 대로 들었습니다. 부동산, 재테크, 시간 관리, 공부법 등, 그때는 배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습니다. 세상 모든 강의를 다 들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선별해야 한다는 것을요.
지금 나는 대부분 글쓰기와 관련된 강의만 듣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삶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책을 쓰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글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강의를 통해 인생 공부도 함께 합니다.
자이언트북컨설팅에서 진행하는 거의 모든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책쓰기 강의를 듣기 위해 등록했습니다. 막상 들어보니 그곳에는 책쓰기 외에도 글을 둘러싼 다양한 강의들이 있었습니다. 월요일 밤에는 ‘라이팅코치 양성과정’을, 수요일 오전에는 ‘책쓰기 정규과정’을, 목요일 밤에는 ‘문장 수업’을 듣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일요일 밤 독서 모임에도 참여하고, 출간 작가들의 ‘저자 특강’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글쓰기 특강에도 빠짐없이 참여합니다.
글쓰기 강의를 들은 지도 어느덧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던 수업들이 이제는 제법 익숙합니다.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고, 실제로 책도 출간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강의를 듣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들을수록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고, 들을수록 더 깊이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강의는 단순한 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삶을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무엇보다도 강의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큰 힘이 됩니다. 글쓰는 일은 혼자 하는 일입니다. 고요한 시간, 홀로 책상 앞에 앉아야만 가능한 일이지요. 그래서 외로움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강의 속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외로움이 조금은 덜해집니다. 서로 글쓰기를 독려하고 응원할 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어제 수요일 오전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 시계를 보니 9시 반이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강의 시작 20분 전인 8시 40분에 알람을 맞춰 두었기에, 그 알람이 울리면 자동으로 준비 모드에 들어갑니다. 단톡방에 올라온 줌 링크를 클릭해 미리 입장해 두는 것도 습관이 되었습니다. 비디오와 오디오는 꺼둔 채 잠시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마무리합니다. 덕분에 강의를 놓치거나 깜빡하는 일은 없습니다.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샤워도 하지 못한 채 바로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강의가 시작되자 화면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했습니다. 반가운 인사 후, 복습이 이어졌고 곧 인트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은 도전을 앞두면 먼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결국 도전이란, 해보느냐 마느냐의 차이입니다. 핵심은 ‘결정’입니다. 그냥 내가 하기로 결정하면 되는 겁니다.”
‘결정’이라는 단어가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몇 년 전 나의 두 번째 마라톤 도전이 떠올랐습니다. 혼자서 10km 코스에 신청해 놓고, 시간이 흘러 대회 날이 다가왔을 때였습니다. 연습 부족, 바쁜 일정 등 포기할 이유는 한 트럭도 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내가 하기로 결정했잖아.' 그 한 문장이 나의 마음을 돌렸습니다. 결국 대회에 나갔고, 기록은 첫 대회보다 좋지 않았지만 완주 후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내가 내린 결정을 끝까지 지켰다는 사실, 그것이 주는 성취감은 대단했습니다. 강의 노트에 ‘결정’이라는 단어를 빨간 펜으로 크게 적었습니다.
강의는 이어졌습니다. 결정했다면 생각에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생각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목표를 세워도 행동이 없다면 결과는 없습니다. 결국 인생을 바꾸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것을, 다시금 마음에 새겼습니다.
인트로 강의가 끝나고 본 강의로 넘어갔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글쓰기 시스템’, 그리고 ‘인생을 확장하는 도구로서의 글쓰기’였습니다. 강사는 글쓰기가 단지 책 출간이라는 외적 목표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개인의 내면을 깊게 확장시키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끊임없이 정리하고 표현하며, 그 과정에서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기술적인면면보다 이런 글쓰기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가 훨씬 와닿습니다. 왜 써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써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니까요. 글쓰기는 단순히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바꿔주는 도구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미니 특강은 언제나 울림을 줍니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장면이 화면에 나왔습니다. 저는 타이거 우즈처럼 골프를 잘 칠 수 있을까요?라는 강사의 질문에 모두 그러지 못할 거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어진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왜 못 치죠? 정답은 간단합니다. 열망이 없고, 반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아무리 반복하는 일이라고 해도 그 일에 열망이 없다면 그 일을 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오직 열망만 있고 반복이 없다면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과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 일을 정말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몇 년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나에게는 열망이 없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반대로 열망은 있지만 반복이 부족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작년 가을, 나는 처음으로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했습니다. 완주 후 ‘다음에는 서브4(4시간 안에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를 하겠다’는 열망이 생겼지만, 그 생각은 열망으로 그쳤습니다. 연습을 게을리했습니다. 글을 쓸 시간도 부족한데 언제 연습을 하나고 생각했고,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를 댔습니다. 당연히 서브4는 하지 못했습니다. 열망만으로 되는 일은 없습니다. 반복이 있어야 합니다. 꾸준히 연습하는 힘, 그것이 결국 목표를 이루게 합니다.
강의가 끝날 무렵, 나는 한 문장을 노트 마지막 줄에 적었습니다. “열망과 반복, 그 사이에서 인생은 만들어진다.” 글쓰기 강의지만, 강의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글을 배우러 시작했지만, 결국 나 자신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강의를 듣습니다. 배움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의는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주고, 멈추지 않게 하는 동력을 줍니다. 결국 인생 공부의 가장 좋은 방법은, 계속해서 배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나는 오늘도 새롭게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