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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전북스 Feb 20. 2023

『1984』를 이해하는 책 속 문장
17가지

<조지 오웰> 1편


한 권의 책에는 황금 같은 문장들이 여럿 존재합니다. 그러나 주제와 내용을 중심으로 독후감을 정리하다 보면, 몇몇 문장들은 언급되지 못한 채 사라지곤 합니다. <독후감>을 통해 줄거리와 몇 가지 주제에 대해 다뤄보았다면, <책 속 문장> 시리즈에서는 빛나는 문장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그것들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고자 합니다. 문장 하나하나의 아름다움과 의미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작품의 줄거리나 주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가 인상 깊게 보았던 문장들을 기록하고, 그 문장이 의미하는 바와 저의 생각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1984를 이해하는 책 속 문장들 ]  *페이지는 민음사 출판사책 기준입니다.


■ 마침 눈동자가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얼굴 아래 '빅 브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10p)


소설 <1984>의 대표 문장은 '빅 브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Big brother is watching you!)'입니다. 소설 속 사회는 '텔레스크린'이라고 불리는 화면이 모든 공간에 설치되어 있고, 모든 구성원의 말과 행동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책의 서두부터 등장하는 이 문장을 통해 독자는 책의 배경 사회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통제되고 있는지, 빅 브라더의 권력이 얼마나 절대적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빅 브라더가 오늘날 감시와 통제의 상징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유가 이 문장이 지닌 강렬함 때문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주인공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의 존재로 인해 모든 말과 행동이 통제되어, 적극적인 저항 행위를 하지 못한 채 소극적인 행동을 이어갈 뿐입니다.



■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13p)


빅 브라더 통치의 모토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문장으로 표현됩니다. 각각의 부분이 빅 브라더가 영원한 권력을 지닐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전쟁은 평화'에 대해 알아봅시다. 소설 속의 세상은 유라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라는 3개의 제국이 완벽한 힘의 균형을 이룬 상태로 전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해당 국가들은 모두 전쟁 행위를 '정복'이 아닌 '권력의 유지'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당의 전체주의 체제와 감시를 정당화하고, 피지배 계층에 대한 통제를 사회적으로 용인하게 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동합니다. 특히, 권력에 대한 도전을 타국의 침략을 돕는 반역 행위로 규정함으로써 저항 행위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당은 전쟁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평화로운' 상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유는 예속'이라는 표현에서 말하는 '자유'는 당의 권력과 지배에 벗어나 홀로 존재하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사회의 모든 시스템,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권력 집단을 떠받드는 사회에서 홀로 된 인간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삶에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먼저 생존할 수 있어야 하며, 소설 속 사회에서의 생존은 권력에의 복종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자유는 예속'이라는 표현은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권력에 예속되어 통제받아야 한다는 역설적인 결말을 도출합니다. 이와 같은 모토 역시 빅브라더 권력의 영속화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무지는 힘'이라는 말은 당이 권력을 지배하고 절대적 권위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빅 브라더의 사회는 이중사고를 통해 구성원을 통제합니다. 이중사고란, 모순된 논리를 동시에 받아들이며 동시에 자신이 의도적인 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사고방식입니다. 이중사고에 빠진 구성원들은 국가가 조작하는 사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정당화하는 다른 방식의 '무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권력은 의심받지 않고, 흔들리지 않은 채 자신의 정당화를 마음껏 펼칠 수 있습니다. 결국, 지적 자유를 박탈하고 지지자들을 '무지'하게 만드는 순간 당의 권력은 막강한 '힘'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53p)


이 문장은 빅브라더가 권력을 장악하는 핵심이자, 모순된 주장에도 언제나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절대 권력의 핵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의 기록은 마음껏 조작하여 빅브라더가 언제나 옳고 위대하며 전지전능하다는 거짓된 카리스마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위 앞에서 이들은 사회의 미래를 지배합니다. 국민의 무한한 신임과 충성을 받아낸 권력층은 앞으로 그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언제나 모든 구성원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미래는 불확실한 무언가가 아니라, 자신들의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정해진 결과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과거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이중사고를 통해 현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성원의 신념과 사고를 완전히 지배한 이들은 그 어떠한 것도 국민들에게 저항받지 않고 주입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마음껏 과거를 조작하고 모순된 정보를 뿌리더라도, 모든 이들이 정부의 행동을 믿어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현재를 완벽하게 통제한 권력은 과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것은 결국 미래를 자신의 손에 쥐게 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 자신의 기억 외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는데, 가장 명백한 사실일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54p)  +  결국 유일한 증거는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뿐인데, 과연 사람들이 네 기억을 믿어주기나 할까? 그건 장담할 수 없는 일이야. (220p)


아무리 자신의 기억이 뚜렷하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것에 대한 증거가 없다면 어떻게 그것을 사실이라고 증명할 수 있을까요? 빅브라더와 당의 조작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기억이 가지는 명백한 한계 때문입니다. 기억은 언제나 주관적인 것이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질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어떠한 기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모두에게 사실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어떠한 사실을 진실로 입증해 줄 수 있는 것은 공식적인 기록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당국이 모든 자료를 조작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아무리 윈스턴의 기억이 현재 자료와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를 지지해 줄 객관적 증거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국이 펼쳐놓은 거짓은 사회의 모든 기록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윈스턴이 정신에 이상이 있다는 가능성 역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사고와 기억은 매우 연약한 것이기에 그것만으로 진실을 입증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명백한 것, 순수한 것, 진실한 것은 보호받아야 한다. 자명한 것은 진실이므로 끝까지 사수하라! 이 세계는 굳건히 존재하며, 세계의 법칙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114p)


책에서는 마음 밖에 존재하는 객관적인 실체에 대한 논쟁이 이어집니다. 윈스턴과 줄리아는 마음 밖에도 세상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이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의 표현처럼, 이렇게 명백한 것은 순수하고 진실한 것입니다. 절대 권력의 통치 아래에서도 자명한 진실로 남아있을 수 있기에 이들을 끝까지 사수하는 것이 권력을 무너뜨리고, 올바른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세상이 존재한다면, 개인의 마음을 조작하는 것만으로는 건드릴 수 없는 진실이 존재할 것입니다. 윈스턴은 이 자명한 세상을 지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라는 신념 아래, 올바른 세상을 찾고자 합니다.



■ 말하자면 그들은 무지로 인해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집어삼켜도 탈이 나지 않는다. (222p)  +  결과적으로 계층 사회의 장기적인 존속은 가난과 무지를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267p)  +  과거에 대한 통제는 무엇보다 기억의 훈련에 달려 있다. 기억을 다시 정리하거나 기록된 자료를 허위로 변경했다면, 그다음에는 그렇게 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한다. (297p)


'무지는 힘'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은 당국의 모든 것을 의심하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일 준비가 된 '무지한 국민들'입니다. 작품에서 나오는 이중사고는 당이 추구하는 무지한 국민의 상징으로, 그들의 말이 절대적인 권위를 갖게 되는 핵심 요소입니다. 


핵심은 당국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그러한 의도적 조작을 했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에 있습니다. 자신의 모순된 행동을 알고도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는 상태는 그들의 통제가 절대적인 이유를 보여줍니다. 어떠한 모순과 조작된 과거를 만들어도 그것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킬' 준비가 되어 있고, 오직 그것을 유일한 진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기에, 그들의 거짓된 권위는 위협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 그들 또한 사람들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없다. 설령 그들이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하나하나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하더라도, 인간의 속마음까지 공략할 수는 없을 것이다. (236p)


윈스턴과 줄리아는 서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만큼은 당이 건들 수 없는 무언가이며, 그것이 당의 이중사고와 절대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당국이 국민을 세뇌하고, 이중사고를 강요하며, 모든 말과 행동을 감시하더라도, 윈스턴과 줄리아는 그들이 금지한 감정을 분명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는 비단 둘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속마음에는 저항의 욕구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우리와 같이 당국에 불만과 저항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규합한다면, 당의 권력도 영원할 수 없다는 희망을 부여합니다. 이는 후에 나타나는 윈스턴의 마지막 저항과 패배하는 모습과 연결되어 더욱 극적인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 그런데 전쟁이 문자 그대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라면 위험하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전쟁이 계속될 때는 군사적 조치라는 것도 필요 없게 되고, 군수품 같은 것도 없어지게 된다. 게다가 기술적 진보는 멈추고, 가장 명백한 사실들이 부인 또는 무시될 수 있다. (277p)


앞서 '전쟁은 평화' 부분을 설명했던 '영원한 전쟁'이 필요한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전쟁이 진정한 파괴 행위이던 시절에는 적어도 과학과 수학의 영역에서 만큼은 진실을 추구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무기 기술을 개발하고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진행된 기술적 진보는 필연적으로 사회의 발전과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영원히 같은 양상으로, 세력 간의 균형이 완벽하게 평형을 이룬다면 어떨까요?


1984 세상의 세 국가 지도자들은 모두 전쟁을 통한 지배가 불가능함을 이해하고 있고, 전쟁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합니다. 서로가 영원한 평형을 이룰 것임을 인정하는 순간, 과학과 수학 영역에서도 진실을 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이전에 하던 것과 같은 지식을 사용하면 그만입니다. 이때부터 사회의 진보도, 구성원의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들의 전쟁은 오로지 끊임없는 소비와 착취만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며, 과학 기술을 의도적으로 정체시킵니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는 전쟁의 위험을 꾸준히 강조하며, 구성원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거부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 당은 그들의 혈통이 아니라 당 자체를 영속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계층적 구조를 언제나 동일하게 유지하는 한 누가 권력을 장악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292p)  +  당은 오직 그 자체의 이익을 위해서 권력을 추구하네. 오로지 권력에만 관심을 둘 뿐이지. 재산도, 사치도, 장수도, 행복도 아닐세. 오직 권력, 순수한 권력만 바랄 뿐이네. (367p)


당이 권력을 추구하는 동기는, 권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재산, 행동, 장수 등의 이익이 아닙니다. 심지어 그들의 특권을 자신의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조차 추구하지 않고, 오로지 당의 권력이 영속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이 강조하는 '순수한 권력에의 동기'가 무엇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아마 자신의 신념이 올바른 정답으로 여겨지고, 모든 사회 시스템이 자신을 위해 돌아간다는 상황에 대한 감정은 아닐지 어렴풋이 짐작하지만, 정확한 저만의 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저의 해석이 어떠하든, 권력 자체에 대한 강한 동기는 오늘날 역시 존재합니다. 사실 독재라는 것은 인류 역사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권력 형태였고, 오늘날에도 수많은 국가가 특정 개인이나 정당에 의해 독점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권력에 대한 동기를 이해하는 것이 인간의 역사와 현재 사회의 여러 모습, 이슈들을 이해하는 핵심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다른 작품을 읽으면서도 이 질문을 떠올리며, 저만의 답을 찾아가고자 할 것입니다.



■ 분명히 말해 두지만 실재는 외적인 것이 아닐세. 실재란 어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있네 (347p) + 우리는 정신을 지배하기 때문에 물질도 지배할 수 있네. 실재란 머릿속에 있지 (370p)


책에서는 윈스턴과 오브라이언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음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윈스턴은 이른바 유물론의 관점에서 우리의 마음 밖에 실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밖에 존재하는 객관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아무리 당국이 구성원의 사고를 지배한다고 해도 그들을 무너뜨릴 증거의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그러나 오브라이언과 당국의 세계관은 관념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인식과 사고를 뛰어넘는 어떠한 실재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은 우리의 사고 작용을 통해 구성됩니다. 만약 이것이 맞다면, 구성원의 사고를 지배할 때 그들의 권력은 영원한 것이 됩니다.


이 책을 잘 모르는 분들은 이러한 철학적 논쟁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이 논쟁은 빅브라더를 무너뜨릴 수 있는가에 대한 핵심 질문입니다. 정신의 지배가 과연 모든 세상을 지배하는 일과 같을까요?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그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외부의 실재는 무엇일까요? 저는 철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질문이 왜 이 소설에서 핵심이 되고 있는지는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이해하고, 더 깊은 고민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실재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 줄리아한테 하세요! 줄리아한테! 제게 하지 말고 줄리아한테 하세요! 그 여자한테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요.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도, 살갗을 벗겨 뼈를 발라내도 말이에요. 저는 안 돼요! 줄리아한테 하세요! 저는 안 됩니다! (401p)


윈스턴은 어떠한 경우에도 줄리아를 사랑할 것이고, 그 사랑이 꺼지지 않는 한 결코 당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사랑이라는 감정은 당이 절대 망가뜨릴 수 없고, 그들을 굴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극한의 순간이 되자, 윈스턴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기꺼이 줄리아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앞서 그가 선언했던 말을 바탕으로 할 때, 이 순간은 곧 당에 저항할 수 있는 그들의 유일한 무기를 잃어버렸음을 의미합니다. 


이후, 윈스턴은 자신의 신념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당의 세뇌에 완전히 패배해 버렸습니다. 스스로도 패배를 인정하는 듯 그는 당의 세뇌교육과 이중사고를 받아들이며 소설은 급격하게 마무리됩니다. 아무리 강한 믿음과 신념이 있다고 하더라도, 압도적인 공포 속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연약함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었다. 싸움은 끝났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417p)


이 작품은 매우 비극적이게도 빅브라더의 완벽한 승리로 끝납니다. 소설 내내 당에 저항하고, 정의를 위해 싸웠던 윈스턴은 완전히 세뇌되어 빅브라더를 찬양한 채로 죽습니다. 단순히 저항하다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치료'가 되어 완전한 이중사고를 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를 응원하던 모든 독자들을 안타깝게 만듭니다. 그러나 윈스턴은 진정한 '행복'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빅브라더를 사랑한 상태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는 소설을 보는 모든 독자들에게 당의 세뇌와 정복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개별 구성원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를 매우 무섭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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