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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an de TJ Nov 23. 2023

오늘도 넘어지고 일어서는 하루

말 그대로다.

오늘도 넘어지고 일어서는 하루를 보냈다.

학생일 때는 스무 살 성인이 되면 괜찮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스무 살에는 스무 살에 걸맞은 어려움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대를 간 후 제대만 하면 괜찮겠지 생각했다.


아니 뭐든 할 수 있을 것이고,

난 정말이지 꽤나 잘 해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세상 일이 그리 쉽게 마음먹은 대로 흘러갈 것이면,

걱정거리도 없었을 것이다.


서른 살이 되었을 때는 좋은 직장만 다니게 되면 괜찮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아니었다.


남들보다 늦은 취업에 늦깎이 청년에겐

사회는 실수해도 좋을 만큼의 여유를 주진 않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면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그래서 나는 그리고 우리의 삶은 꽤나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나 아니었다.


아이를 낳고 한창 키우고 보니 마흔이 넘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만 가면 수월하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돈은 수도 없이 필요했고 상대적 빈곤은 커져만 갔다.

그럴 때마다 그래도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매일매일이 힘듦의 연속이고,

아픔과 고통은 매일매일 커져만 갔다.

매일매일이 신기록의 연속이랄까..

그저 신기했다.


그리고 인생이 이렇게 힘들어도 진짜 괜찮은 걸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고,

우리는 매일의 삶을 악착같이 살아내고 있다.

우리의 고단한 삶은 그렇게 매일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 인생은 고달프다.

오늘도 넘어지고 일어서는 하루!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오늘 하루도 선물 같은 순간이 많았던 하루였다.

아침에 웃는 얼굴로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었더니

이웃 또한 반갑게 안녕의 인사를 내게 건네어 주었고,


아침부터 엄마에게 짜증을 내던 아이에게 지갑을 꺼내만 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어줬을 때 아이는 세상 해맑은 미소로 윙크를 날리며 학교를 갔다.


동료의 생일을 축하하러 인근에 위치한 맛있는 식당을 찾아가서 즐거운 점심을 함께 즐겼다. 축하를 해주는 이들도 웃었고 축하받는 이도 얼굴 가득 미소가 지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아 커피 한 잔을 사고, 기분 좋은 덕담을 들으니 괜스레 기분이 더 좋아짐을 느꼈다. 게다가 적립된 프리퀀시를 확인하며 은근히 뿌듯한 기분도 느꼈다.


바쁜 시간을 틈타 잠시 후배와 연락을 하며 잠시 잠깐의 수다도 떨며 신이 나서 통화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먹으려고 봉지를 뜯으니 다시마가 두 장 들어간 행운도 있었다.


그랬다.


그냥 별일 없던 평범한 하루를 보냈지만,

잠시만 돌이켜보아도 내 삶은 반짝이고 있었고,

충분히 빛나고 괜찮은 삶이다.

그저 횡재수를 바란 내 바람을 이루지 못했을 뿐,

내 삶은 늘 괜찮았고, 내 하루는 괜찮게 저물었다.




인생에 완벽한 날은

없다.


내일도 넘어질 것이고,

또 일어나는 하루가 될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은 그럭저럭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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