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행복을 정의하자면]

by 서란

[행복을 정의하자면]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왔을 거다. 많은 성인들, 위대한 철학자들은 각자의 방법대로 "행복"이라는 걸 정의 내렸다.

나도 이걸 고민하게 된 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여름방학 며칠 전에 갑자기 궁금해졌다.

'행복하다는 건 어떤 거지?'

어떤 사람들은 부를 축적하여 물질적 풍요를 이루는 것이 행복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행복은 사실 우리 생활에 매우 가까이 있으며, 우리 일상의 작고 소소한 기쁨이 바로 행복이라고 말한다.

나는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이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니까. 그렇다고 물질적 풍요로움만이 행복이냐라고 묻는다면 그것 또한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 이 세상엔 그 보다 행복에 가까운 게 존재할 거라 믿는다.

어쩌면 이러한 나의 생각 또한 옛날부터 교육받아온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모두 청렴하고, 반부패적인 것을 원하니까, 자연스레 그 사상을 후손에게 물려준다.


그리고 난 그 부분에서 전래동화가 큰 몫을 한다고 믿는다. 권선징악. 결국 모든 전래동화는 부도덕한 사람이 지는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선하고 인류애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은 갖은 고난과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고 좋은 결말을 맺는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 속에선 부를 악으로, 가난을 선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클리셰가 담긴 이야기들을 우리는 후손들에게 읽힌다. 나 또한 이러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었었고, 그렇게 우리 사회의 청렴, 반부패적 성향은 대를 잇는다.




다시 초반으로 돌아가서, 나는 소소한 기쁨을 믿는 사람들을 마냥 숭배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조금 더 이상적인 거였다. 좀 더 이데아적인 개념이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었다. 작은 기쁨이 행복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마지막으로 누려야 할 가장 큰 기쁨은,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것보다 더 큰 무언가이길 바라는 것일 뿐이다.

하루는 고민을 해보다가 옆자리 친구한테 물었다. 행복을 뭘까,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행복은.. 잘 모르겠어."

그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그럼 넌 지금 행복한 것 같아?"

난 정말 진심으로 물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잠시 손으로 연필을 돌리다가

"아니. 행복하다는 게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어."

라고 답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완전한 행복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나에게 행복은 너무나도 완벽하고, 대단한 것이어서, 아마 내가 느끼는 좋은 감정들은, 이를테면 학원이 끝나고 예쁜 하늘을 볼 때, 맛있는 음식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먹을 때, 시험이 끝나고 좋은 성적을 거둘 때와 같은 그 단순한 기쁨들은, 아직 행복이라고 정의하기엔 조금 이르다는 것.



아직은 정확한 경험이 없어서, 선뜻 그 거대한 의미를 차마 내가 정하기가 싫어서,


정의할 수 없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다.

토요일 연재